KB, ING 한국법인 인수 ‘임박’

산업 / 유상석 / 2012-09-07 10:15:30
“드디어 잡았다”…마지막 단계만 남아

ING생명 한국법인의 새주인으로 KB금융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금까지 추진해온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KB금융과 ING생명은 가격에 대한 의견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ING측은 한국법인 매각가로 3조원~3조5000억원을 원한 반면 KB금융은 인수가격으로 2조원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KB금융 지주는 이날 ING생명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는 보도에 대해 "현재 협의가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ING생명 한국법인도 “아직 본사로부터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ING 한 관계자는 “아직 네덜란드 본사에서 이사회가 열렸다는 공지는 없었다”면서도 “다른 인수후보였던 AIA와는 이사회 이전에 이뤄지는 협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협상이 이뤄졌다면 파트너는 KB금융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로 해석된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난항을 겪던 이 협상은, 7일 극적으로 타결돼 드디어 KB가 ING를 품에 안는 계기가 됐다.


◇ LIG證, “KB, ING 인수 가능성 높아”
LIG투자증권은 KB금융에 대해 “보수적 비용적립의 결과 주식이 편안해졌고, ING 인수를 통한 성장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하며 기존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4000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금융위기 이후 보수적 충당금 적립, 인력 구조조정 등 선제적 비용집행 노력을 통해 지난 2011년부터 대손비용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올해 2분기에는 기업 신용위험평가 영향이 340억원으로 그쳤다. 또 키코 관련 소송이 1건 뿐이고 소송액도 16억원에 불과해 영향이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ING 생명 인수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인수 가능성이 높고, ING생명의 연간 순이익이 2400억원 수준’이라며 인수를 통한 성장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다만 2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이 0.93%로 2010년 말 대비 상승한 점은 우려스럽다”며 “전반적으로 상환능력 저하보다는 소송에 따른 연체가 주를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걸림돌 모두 넘고, ‘최종서명’만 남아
지금까지 인수 과정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좁혀지지 않는 가격차이였다. KB금융지주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대금으로 2조78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ING그룹이 당초 제시한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가인 3조5000억원에 비해 많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KB금융지주 측은 “적정 가격을 써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일정 차질도 그동안 겪어온 문제였다. ING그룹이 동남아시아 법인 중 말레이시아와 태국 법인이 외국인 지분제한 절차로 매각이 늦어지자 문제가 없는 홍콩법인부터 따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인 지분 보유 가능 한도를 각각 70%, 49%로 제한하고 있다. ING생명은 규제가 도입되기 전 이들 나라에 진입해 말레이시아와 태국 법인 지분을 각각 100% 소유하고 있지만 법인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은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형성해야만 한다. 기업들은 경영권 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인 것이다.


당초 ING생명은 말레이시아ㆍ태국ㆍ홍콩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 법인과 일본ㆍ한국 법인으로 나눠서 아시아 법인을 매각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콩법인만 분리 매각하게 될 경우 더 복잡한 구조가 돼 버리는 탓에 매각 일정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열쇠는 ING그룹이 쥐고 있다.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노조와의 묵은 갈등… 드디어 풀리나
노조와의 협상도 어려운 과제였다. ING 생명 노조는 현재 40일 넘게 파업 중이다. 지난 8월, 노조와 사측이 한차례 교섭을 진행한 바 있지만 오히려 갈등만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 측은 노조에 매각 후에도 2년간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의서를 제안했으나 노조 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철 ING생명 노조 위원장은 “ING생명 측의 제안대로라면 10년간 고용보장을 해준다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긴박한 경영상황을 이유로 언제든 해고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미 그렇게 구조조정이 벌어진 사례는 수두룩하지 않느냐”며 열변을 토했다. 그는 “영업 쪽 본부장이 찾아와 이야기 했는데 사측이 파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말도 안되는 제안으로 서로 감정만 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회사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계약심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리스크가 커질 위험이 있다”며 “보험금 지급도 늦어지고 있으며 민원처리도 잘 이뤄지지 않는 등 다양한 시스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ING생명 노조에 고용안정을 보장해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직접적인 만남은 이뤄진 적이 없다”며 “고용안정 등의 약속도 우선협상자가 정해진 뒤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노조와의 묵은 갈등이 풀릴 것인가의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 인수 전망 ‘청신호’
KB금융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M&A는 KB금융의 자본활용뿐 아니라 사업다각화, 방카슈랑스를 통한 시너지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은행과 생보사의 시너지는 신한지주 계열 신한생명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며 “KB금융도 ING생명 인수시 5년후인 2017년 기준으로 순이익이 2600억원 증가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0.8%포인트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의 한 실무자는 “KB지주가 ING 인수에 성공한다면,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판매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한생명처럼 높은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이 가능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연구원은 ”생보업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1.1배임을 가정하면 KB금융의 ROE는 1%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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