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9)

산업 / 유상석 / 2012-09-07 09:46:34
미성년 자녀, 혼인시켜놨더니 집을…

Q. 제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성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이 아이들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아이의 여자친구가 덜컥 임신해버린 것입니다. 저희 부부와 상대 부모는 깊은 고민과 토론 끝에 두 아이를 결혼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만18세에 이르렀기에, 법적으로 혼인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마침 제가 투자 목적으로 사 놓은 아파트 한 채가 비어있어, 아이들을 그 집에 살게 했습니다. 저희 집에 같이 살아도 되지만, 아내가 “꼴도 보기 싫다”며 함께 살길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그 아파트를 아들 명의로 돌려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근처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아들 내외를 마주쳤는데, 며느리는 얼핏 보기에도 매우 비싸 보이는 옷과 핸드백을 걸치고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은 저도 모르는 사이 운전면허를 취득해, 스포츠카 한 대를 사서 몰고 다니더군요.


아들을 불러 세워 “도대체 어디서 돈이 생겼느냐”고 따져 물었더니,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팔아서 생긴 돈이라고 합니다. 그 후 자신들은 오피스텔에 월세를 얻어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노릇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나 봅니다. 이 계약을 취소하고 돈을 돌려받으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요? 미성년자의 계약이니 당연히 취소할 수 있겠지요? (인터넷 독자 jup*****)


A.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동의 없이 이루어진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조).


그러나 미성년자가 혼인신고를 마쳐 법적 부부가 된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 민법 제826조의2는 ‘미성년자가 혼인을 한 때에는 성년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는 민법 제5조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혼인한 미성년자가 이혼한 경우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는 견해가 나뉩니다. 2012년 9월 8일 현재, 이런 경우에 직접 적용되는 조문과 판례가 없는 상태인데, “한 번 혼인해서 성년의제를 받은 미성년자는 이혼 후에도 계속 성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다수 법학자들의 견해입니다.


미성년자가 혼인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지요. 매매 등의 법률행위를 할 때 당사자가 ‘누군가의 남편(아내)’를 자처하고 나서면, 상대방은 ‘저 사람은 당연히 성인이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혼까지 했다기에 성인일 것이라 믿고 거래했는데, 나중에 미성년자라며 취소를 요구한다면, 법률행위에 큰 혼란이 생길 것이 뻔합니다.


대단히 안타깝게도, 아드님의 아파트 매매는 취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군요. 아드님께 아파트보다는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먼저 선물하셨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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