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순수함과 아름다운 동행 그리고 싶었다”

오피니언 / 조연희 / 2013-12-09 10:45:47
인물 포커스 김연식 강원도 태백시장 (155)

수필집 ‘이장님 아들’ 출간, “순박한 강원도 정서, 가슴에 와 닿아”
‘땀’의 의미 진실․동의어로 표현,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 역할은 욕심 버리고 지역발전 위해 애향심으로 땀 흘리는 것”



김연식 강원 태백시장은 “원칙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시정을 집행해 왔다”며 “이장님 아들을 통해 강원도의 순수함과 아름다운 동행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이장님 아들’이라는 자전적 수필집을 펴낸 김연식 시장은 ‘땀’의 의미를 진실과 동의어로 표현하고 있다.


김연식 시장은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땀방울이라고 생각한다. 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신선한 땀방울을 흘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땀 흘리는 말, 그것은 한마(汗馬)”라고 표현하며 태백시 발전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는 말이 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책에서 지난 40여 년의 여정에서 겪은 애틋한 사연과 팍팍한 삶의 굴곡에도 맑은 하늘처럼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온 과거를 ‘기자 정신’에 따라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는 “고교시절 수업료를 납부하지 못하고 수학여행도 가지 못해 창피하고 수치스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면서 “홀어머니의 헌신도 모르고 새 교복을 사달라고 떼쓰며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던 철부지였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이장님 아들’을 통해 기자와 도의원 시절 및 시장 취임 이후 체험한 다양한 경험은 물론 2010년 단체장 선거과정의 어려웠던 사연도 ‘기자의 시각’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수필집 제목이 친근한 느낌이다.


“원래 제목을 맑은 강과 아름다운 사람들을 뜻하는 ‘청강려인(淸江麗人)’으로 생각했다. 청강려인은 나의 삶의 철학과도 상통하고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순박한 강원도 사람들의 정서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내기 전에 너무 어렵고 언뜻 무협지 제목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장님 아들’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나의 부친이 이장 일을 봤고 순박한 강원도의 정서를 담고 있다는 것이 가슴이 와 닿았다. 이 책을 쓰는데 6년의 세월이 흘렀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에 집필했다. 컴퓨터에 한 자 한 자 과거를 곱씹으며 추억했던 것은 행복한 시간들이기도 했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부모님과 가족의 그리움을 생각하며 여러 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투리조트 비정규직 직원들의 갑작스런 방문을 가장 안타까운 민원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장에 취임하고 1년 4개월이 지난 2011년 11월 15일 이었다. 당시 영상 1도의 날씨였고 독거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했다. 퇴근이 임박한 시간 오투리조트 비정규직 7명이 찾아왔다. 한 달에 겨우 110만원에 불과한 월급도 3개월째 밀려 생활비가 없다며 찾아왔다. 세금이라도 낼 수 있게 급여의 일부라도 달라고 하소연했다.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참고 견디던 그들이 3개월 임금체불로 심각한 상황에 내몰린 것이었다. 애절한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해결해줄 방도가 없어 목이 잠겼다.


한전 지사장이 찾아와 전기요금 체납액을 해결하지 않으면 단전하겠다고 한 것이 바로 전날 이었다. 또 전날에는 가스회사에서 찾아와 가스공급을 끊겠다는 말도 들었다. 그보다 더 절박한 체불임금 해소문제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들의 간절하고 시급한 애로사항을 해결해야 했지만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여러분의 고통을 아는데 해결을 못해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하는데 눈물이 나와 더 이상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곧장 화장실로 달려가 줄줄 흐르는 눈물을 흘리며 치밀어 오르는 울화와 안타까운 마음을 그냥 가라 앉혀야만 했다. 그날의 아픈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책에서 아버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랄까 그리움 같은 것이 표현되고 있다. 아버지의 의미는 무엇인가.


“모두들 아버지에 대한 의미는 사랑과 존경일 것이다. 남들도 그렇겠지만 아버지는 항상 말씀이 없었지만 존경스러운 분이었다. 시골에서 표준전과를 놓고 공부하기 힘든 시절 아버지는 그걸 사다가 어머니를 거쳐 전해 주셨다. 어색하고 어려운 분이지만 근접하기 힘든 분이였다. 약주를 좋아하셨지만 술주정은 한 번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버지는 남을 비난하지 말라고 강조하셨다. 그 말씀을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교복을 사 입을 돈도 없었고 수업료를 제 날짜에 한 번도 내지 못해 교무실에 불려가기도 했다. 어머니는 43세에 홀로 되신 뒤 농사를 지으며 3형제를 키우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아버지의 역할까지 해 오신 것으로 생각된다. 나도 커서 아버지가 되니 아버지가 더욱 그립더라. 그래서 아버지가 되어 아버지의 의미를 비로소 깨달고 있는 것 같다.”


-책에서 기자와 정치인 생활의 애환과 색다른 경험을 털어 놓고 있다.


“정치는 쇼라고 하지만 나는 가식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정치인도 사람이다 보니 모자람도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 판단이 흐려질 수도 있고 아집을 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아닌데 하는 일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는 손해를 입지 않으려고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원 제기가 사소하거나 너무 사사로운 일 때문에 지역을 위한 공익적인 사업이 표류하거나 좌초하는 일은 안타깝다. 타협과 협상은 사라지고 큰 목소리를 내고 지나친 억지논리가 등장해 일이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한 번쯤 지역을 위해 양보할 수는 없는지 생각해보고 함께 고민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민선 5기가 이제 7개월 정도 남았다.


“시정을 맡아 절대 흔들릴 수 없는 원칙 3가지를 정해놓았다. 그리고 지켜왔다. 먼저 인사가 그렇고 정책이 두 번째이며 예산도 마찬가지다. 인사 청탁과 정책관여 등 무수한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단호하게 잘랐다. 고집불통 이라는 비난도 받아야 했다. 이런 원칙을 끝까지 지켜 왔기에 비난도 받았지만 굳건하게 시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올 수 있었다. 나는 항상 주류가 아니고 비주류라고 생각해왔다. 순수한 마음을 공직자가 또 지역 주민들이 알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욕심을 내려놓고 지역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애향심으로 갖고 땀을 흘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주민들이 단체장을 선출했으면 임기동안 설령 어떤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밀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 단체장 3년여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의 하나가 경영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취임 초기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것이 순수한 강원도의 마음이다.”




◇김연식 시장은


1968년 강원도 삼척 출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97년 강원일보 정치부에서의 기자 생활을 시작으로 △제7대 강원도의회 의원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강원도 태백시 시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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