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 전환 놓고 '답답한 금감원'

산업1 / 장우진 / 2012-03-12 12:54:05
전환시범 따른 혼란에 시범운영 3개월 연기…마땅한 홍보방안 없어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금융감독원이 마그네틱 카드의 IC카드 전환 시범을 6월로 늦췄다. 지난 2일 시행에 따른 혼란이 당초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고객들에게 카드전환와 관련해 충분히 홍보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고, 마그네틱 카드로도 신용결제는 가능해 알고도 카드를 바꾸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한 언론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조차 IC카드 전환에 대해 잘 몰랐던 것으로 알려져 금융당국은 이번 일과 관련해 비난을 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5월말까지를 ‘자발적 전환유도’ 기간으로 정하고 전환안내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결국 강제로 바꾸게 할 수도 없는 문제로 금융당국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IC카드전환, 시범운영 미뤄져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부터 일부 기능을 제한하면서 시작한 마그네틱(MS)카드의 IC카드 전환 시범운영을 6월로 늦췄다.
IC카드로 전환하지 못한 사용자들의 혼란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현재 실시중인 ‘금융IC카드 전용사용’ 시범운영 기간을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로 변경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
금감원은 3월5일부터 5월 31일까지는 ‘자발적 전환유도’ 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중에 MS 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을 제한없이 허용하기로 했다. 또 이 기간 중 IC카드 전환안내 및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일부터 오전 10시∼오후 3시 은행 자동화기기에서 현금인출을 제한했다. IC카드로의 전환 촉진을 위한 시범운영을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전안내의 부족으로 급한 용무가 있는 고객들까지 IC 카드 교체를 위해 은행 창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금감원은 이날 하루동안 IC카드 교체가 평소보다 4배 정도 많은 16만4000장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지점에는 100여명의 고객이 줄을 지어 서서 IC카드 교체발급을 기다리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IC카드 전환은 2004년부터 금융기관등과 협의해 추진해왔다”면서 “시범운영 기간중 IC카드전환 신청 집중으로 인한 고객 불편사항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방침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IC카드 전용사용 시범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또 MS카드불법복제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CD/ATM기기에서의 MS카드 거래(현금인출 및 이체 등) 전면 차단도 9월3일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카드전환 사안, 김석동도 몰랐다


그러나 이같은 금감원의 방침에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전환을 시행했고, 혼란이 예상보다 커지자 다시 말을 바꾼 모양새기 때문이다.
한 은행관계자는 2일 시범운영과 함께 “몇년 전부터 보안상의 문제로 IC카드로 나왔기 때문에 교체 고객은 늘었지만 영업점에서 혼란은 거의 없는 상태”라며 “IC카드로 바꾸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점에서 카드 교체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을 그렇지 않다. 카드전환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들로 인해 은행창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2일 한 은행직원은 “9시에 문을 연 뒤 카드전환 및 관련 문의고객이 줄을 섰다”며 “사전 공지가 충분히 안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김석동 금융위원장조차 IC카드 전환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마그네틱 카드를 통한 현금 인출 제한 조치를 시행 3일 전에 처음 안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신문을 보고 처음 카드전환 사실을 인지했으며 당일 동남아 출장이 예정돼 있어 비서에게 본인의 카드를 바꾸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3일 카드전환과 관련해 혼선을 빚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렇게 일을 벌여도 되는 거냐”며 화를 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자발적 참여 이끌어내기 어려워


금감원이 IC카드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는 신용카드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행에 따른 혼란이 커지자 시범운영을 6월로 연기했다.
혼란이 커진 이유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객들이 IC카드로의 전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6월로 연기됐다 하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2004년부터 마그네틱 카드를 IC 카드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했고, 카드전환을 위한 홍보는 은행창구에 스티커를 붙이고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도록 한 지시한 정도다.
그러나 결국 카드전환은 고객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것이지 강제로 할 수는 없는 사안이라 금감원은 마땅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그 동안 이메일 문자메시지(SMS) 등을 통해 IC카드 전환을 홍보했으나 실적은 미비했다.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교체를 권고하는 방법도 있으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들이 카드전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도 카드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다. 마그네틱 카드로도 신용결제는 가능하기 때문이 구지 3개월이라는 기간 안에 바꿀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원 A씨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부터 택시요금까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해 현금인출을 할 일이 별로 없다”며 “IC카드로 바꾸기는 하겠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은행에 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 일각에서는 굳이 시한을 정해놓고 카드전환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그네틱 카드를 고집하다가 피해를 봐도 어디까지나 본인 책임이라는 것이다.
IC카드 전환을 놓고 3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앞으로 어떤 식의 홍보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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