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카드사 대표들에 대한 제재가 결국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과 이강태 하나SK카드 전 사장에게 각각 ‘주의적 경고’와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원 개인이 ‘사고’를 낼 때마다 직원 소속 회사 또는 그 대표자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부당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객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의지가 없다”, “아무리 중대한 잘못을 저질러도 가벼운 처벌로 끝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이번 금감원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삼성카드는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소비자보호 우수회사’로 선정된 바 있어, 소비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또 ‘솜방망이’ 징계…
금감원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삼성카드 직원이 192만여명의 고객정보를 해킹한 뒤 300명의 정보를 유출한 것과, 하나SK카드 직원이 5만여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삼성카드의 경우, 최 사장이 자체조사를 통해 고객정보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사후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참작돼 징계 수위가 낮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직 대표이사인 최도석 전 삼성카드 부회장에 대해선 ‘주의적경고상당’의 징계를 내렸다.
‘주의적경고’와 ‘주의’는 경징계에 해당해 신분상의 불이익이 없다. 지난해 대규모 고객정보를 유출했던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도 같은 등급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금감원은 삼성카드와 하나SK카드에 대해선 각각 ‘기관주의’ 조치를 내리고, 과태료 6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기관주의’는 차후 동일 사안으로 징계를 받을 때 가중 처벌되지만, 금융 관련 법령상 대주주 자격요건이나 인허가ㆍ등록상의 결격 요건이 발생하지 않는다.
심의위원회에 참여한 금감원 관계자는 “직원 한명이 정보유출 등 사고를 칠 때마다 대표이사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합당하지 않은 처분”이라며 “해당 기업들이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시정하는 등 나름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경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개인정보 소홀해도 돼’… 선례 우려
금감원의 잇따른 솜방망이 처분 탓에 민간기업이 고객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삼성카드ㆍ하나SK카드 등의 금융회사들은 업무 특성상 고객의 개인정보를 많이 다루는 업체인 바, 그럴수록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큰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금감원이 이들을 엄히 처단하지 않고 ‘경징계’라는 전례를 남기면 이들에게 도덕적 불감증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간사는 이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사 대표가 감당해야 할 징계 수위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각 회사가 개인정보를 다루는 직원들에 대한 관리를 더 철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기업에 대한 관리ㆍ감독이 어려운 현실에서 경징계 처분까지 이어진다면 유사한 사례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도 “작년 현대캐피탈에 이어 올해 삼성카드와 하나SK카드까지 해킹 또는 고객정보유출에 대한 감독당국의 징계 수위가 모두 경징계로 결정됐다”며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또 다른 대형 사고를 유발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삼성카드, 소비자보호 우수사 선정?
한편, 삼성카드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11 소비자보호 우수금융회사’에 선정된 바 있다. 이 제도는 민원예방노력을 체계화함으로써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소비자보호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선정사는 금감원으로부터 ‘소비자보호 우수마크’를 부여받고, 이를 금융회사 이미지 광고에 1년간 활용할 수 있다. 금감원에게서 ‘소비자보호 우수사’로 선정된 회사가 불과 1년 만에 같은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셈.
익명의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우수마크까지 부여받은 회사가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라니… 참 대단한 소비자보호 우수사 납셨다”며 비꼬았다.
한 경제학자는 “금감원으로부터 징계 받은 회사가 금감원이 준 소비자보호 우수마크를 이미지 광고에 여전히 활용하는 모순적인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소비자보호 우수마크의 빛이 바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