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위 VS 비대위 ‘폭풍전야’

산업1 / 이준혁 / 2012-03-05 11:09:39
비대위원 다수 이재오 공천 강력 반대 입장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4ㆍ11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음 주 정도면 각 당의 공천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여야가 공천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통합당은 구 민주계 출신 인사들이 4.11 총선 공천에서 잇따라 탈락하면서 당권을 쥔 친노(친노무현)계와 비주류 간의 갈등이 본격화 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구 민주계 중진들은 공천 심사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이계 이재오 의원의 공천에 강하게 반발하며 공천위와 비대위의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공천위의 단수후보 지역구의 1차 공천자 21명의 명단 발표와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만류로 일단 사퇴를 보류한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이번 공천에 이어 앞으로도 공천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복수후보 지역구 공천이 본격화될 경우 비대위와 공천위의 갈등은 더 큰 문제를 몰고 올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비대위와 공천위의 근본적인 역할 재정립 필요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재오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비대위의 공천 재의에도 불구하고 공천위는 원안 그대로 확정했다. 앞으로 복수후보 지역구 공천이 본격화될 경우 비대위와 공천위의 갈등은 더 큰 문제를 몰고 올 여지가 크다.


◇與 공천갈등 일단락되나?
4·11 국회의원 총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부의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못하고 있다.


친이(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의 공천에 강하게 반발하며 사퇴의사를 밝혔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만류로 일단 사퇴를 보류했다.


김종인 위원을 비롯해 이상돈, 조동성, 조현정, 이준석, 이양희, 김세연, 주광덕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한정식집에서 비공개 만찬회동을 가졌다.


비대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에게 “쇄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줄 것을 부탁했으나, 김 위원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위원은 이날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기자들로부터 “화합과 쇄신의 비율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화합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며 "화합하자면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재천명했다.


김 위원은 “유치하게 공천위와 비대위가 권한 싸움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정치하는 집단이 저런식의 사고로 움직이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이상 관심을 안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관심을 안 갖기로 했으니 반복되든 안 되든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에 비대위에 올 때 쇄신하겠다고 해서 왔는데 그 기간은 이미 끝난 것 같다”며 “더 이상 (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위원장이 이명박정부의 조수석에 앉아있다고 비판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공천위에서 공천을 할 때 그런저런 요소까지 생각하고 공천했다고 전제해야 할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그와 관련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도 별다른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선대위원장직 제안 여부와 관련,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을 제외한 다른 비대위원들은 이날 회동 후 “김종인 비대위원에게 비대위에 나와달라고 요청했는데 긍정적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계속 설득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은 이날 회동에서 비대위원직을 그만두겠다는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세연 비대위원은 이날 회동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문제와 관련, “아직 선대위 구성이 논의된 바 없다”며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바뀐 정강정책,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들과 선거에서 뛸 수 있는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상돈 “비대위원 다수가 이재오 공천반대”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지난달 28일 전날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공천위)의 1차 공천명단 재의요구와 관련, 비대위원 다수가 이재오 의원의 공천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비대위가 이 의원의 공천을 반대하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다수 의견이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내부에서 공천문제를 갖고 논의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다수 위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재의를 요청했던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만에 또 다시 바뀌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불쾌감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새누리당 공천위는 친이계 핵심인 이 의원을 비롯해 단수후보 지역구의 1차 공천자 21명의 명단을 발표했지만, 비대위는 재의를 요구하며 명단을 다시 공천위에 돌려 보냈다.


그러나 공천위는 4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참석위원 전원 찬성으로 공천명단을 원안 그대로 확정했다.


이를 두고 비대위와 공천위 간 새누리당 내부갈등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비대위원도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동의했다.


그는 이어 “당헌·당규상 공천위가 추천을 하더라도 비대위, 즉 최고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하게 돼 있다”며 “사실상 공천위가 생긴 것도 비대위에서 인선을 해 임명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與 비대위 vs 공천위 ‘힘겨루기’
지난달 27일 1차 공천자 명단 확정을 놓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와 공직자추천심사위원회가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핵심은 이재오 의원의 공천여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좌장인 이 의원의 공천 여부는 2008년 이른바 ‘공천학살’ 논란 재연의 단초가 될 수 있어 민감한 문제다.


특히 이번 충돌이 비대위와 공천위의 갈등으로 비화될 경우 새누리당은 공천정국 초반부터 총선준비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9시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달 25일 공천위가 결정해 보고한 단수후보자 지역구에 대한 공천 추천안과 1차 전략공천지역 선정안을 심사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지난달 26일 1차 공천자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가 이날 비대위 보고로 명단을 확정한 뒤 발표키로 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비대위 회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회의장을 빠져 나와 오전 10시3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공천위의 1차 공천자 명단과 전략공천지역 선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 위원장이 내놓은 명단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친박계 핵심인사인 서병수 전 최고위원과 유정복 의원, 박 위원장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비대위는 정 위원장이 1차 공천명단을 발표한 상황에서 재의를 요구하고 전략지역만 의결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비대위원들이 단수후보 지역구 공천안 자체에 대해 마음에 안 들어했다”며 “표결을 한 결과 재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대위가 공천을 반대한 인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 의원의 공천을 놓고 정 위원장과 일부 비대위원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계 핵심인 이 의원은 MB 정부 실세 용퇴론의 주요 타깃으로 지목돼 왔다.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 등은 정부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이 의원의 책임론을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반면 공천위로서는 이 의원이 공천명단에서 배제해야 할 만큼 뚜렷한 결격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은평을은 단수후보 지역에 민심도 호의적인데다 야권 후보자들과의 경쟁력에서도 확실히 앞서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공천위는 비대위 회의 직후 1차 공천안에 대한 재심사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재심에서 공천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비대위의 의결과 상관없이 공천위 안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의원을 배제할 경우 당초 내세웠던 ‘시스템 공천’ 원칙이 훼손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공천위가 휘둘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공천위가 올린 명단을 비대위가 “다시 생각해 보라”며 돌려보냈지만 공천위는 원안을 밀어붙여 상황이 일단락된 형국이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와 공천위간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공천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그것은 건전한 것 아니냐”며 “생각을 다르면 조율하는 것인데 갈등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앞서 비대위 의결절차 없이 명단을 발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비대위에서는 비대위대로 논의하는 것”이라며 “(비대위 의결 후 발표하면)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 앞으로도 공천위에서 (공천자 명단이) 결정되면 발표하려고 한다”고 답한 바 있다.


비대위는 비대위대로, 공천위는 공천위대로 공천자 명단 확정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대위 때문에 공천위 결정이 흔들리게 놔두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또 비대위 일각에서는 “모든 공천심사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천위가 공천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대위에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이번 1차 공천자 발표는 그나마 논란의 여지가 적은 단수후보지였지만 복수후보 지역구 공천이 본격화되면 이같은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공천위의 결정을 반려했다는 것은 비대위와 공천위간 역학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겠냐”며 “근본적인 역할 재정립 없이는 갈등 소지가 계속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박근혜 공천 태도 모호해…”
앞서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당 공직자추천심사위원회가 이재오 의원을 포함한 21명의 4·11 국회의원 선거 1차 공천자 명단을 최종 확정한 것과 관련, “결과적으로 비대위원의 기능도 다 되지 않았나 판단한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최근 김 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정책쇄신분과회의에 참석해 “비대위에서 공천심사안을 검토하고서 표결하고 있는 과정인데 공심위원장이 나가서 발표를 해버릴거면 비대위가 왜 (심사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재심의를 했다는데 공당으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상식적인가”라며 “공천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감정에 북받쳤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늘이 정책쇄신분과의 마지막 회의”라며 “더 이상 정책쇄신에 대한 특별한 아이템도 없고, 내 소임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으로 하겠다”고 밝혀 사퇴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은 “(정책을 만든 후) 얼마만큼 실천해낼 수 있느냐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19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를 참작해 이번 공천 과정에 반영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제(2월27일) 1차 공천에서는 그런 의지가 있다는 인상을 별로 못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위가 아무리 독립기구라고 해도 발표에 앞서 비대위에 알려 심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독립기구니까 박근혜 위원장에게도 사전에 이야기를 안 하고 임의적으로 하느냐. 그렇지는 않을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는데 말이 시스템 공천이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어제 비대위에 안이 올라오고 안을 의결할 지 재심할 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나는 독자적인 독립성을 가졌다’고 말하고 회의장에서 나가 기자들 앞에 서서 명단 발표를 했다”며 “통상적 조직에서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박근혜 위원장의 태도도 굉장히 모호하다”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어제 같은 회의는 이해가 안 간다”며 “미리 각본을 정해놓고 뭐하러 회의를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오 의원이 공천자 명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 “이 의원이 되기는 했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알아서 했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라며 “지나간 이야기를 더이상 해봐야 변화시킬 수도 없는데 뭐하러 말하겠느냐”라고 밝혔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당 공직자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재오 의원이 속한 1차 명단이 확정됐고, 앞으로도 공천위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돼 향후 공천위의 공천심사 결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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