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궁여지책’으로 보험 깬다

산업 / 전성운 / 2012-08-24 14:22:24
보험사들 “최소 1년은 버텨라” 조언

최후의 서민 경제 보루인 보험 계약의 해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금 상환 압박은 심해지는데 주식 가격은 폭락하고 여기에 가계수입마저 줄어들어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보험을 깨는 사례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보험 해지는 극심한 경기 불황 탓에 먹고 살기 어려워지면 선택하는 궁여지책이다. 그러나 보험 가입 후 3개월 안에 계약을 해지하면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으므로 최소 1년 정도는 버텨야 한다고 보험업계는 조언했다.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지난 5월 저축성과 보장성 등 장기보험 해지액은 보험가입액 기준으로 8조4208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같은 달(7조2055억원)에 비해 무려 1조2152억원이나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보험사별 해지 증가액은 삼성화재 7000억원, 현대해상 3400억원, LIG손해보험 3300억원, 메리츠화재 380억원 등이다. 한화손해보험 등 나머지 10여개 중소형 손보사까지 합치면 이 기간에 장기 보험 해지가 2조원 가량 증가했다.


보험업계 입장에선 신계약이 급감하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5대 손보사의 지난 5월 신계약액은 보험가입액 기준으로 25조7793억원으로 전년 동월(27조9천980억원) 대비 2조2천187억원 줄었다. 나머지 손보사까지 합치면 3조원 넘게 급감했다.


한 손보사의 관계자는 “최근 기준 금리 인하 등으로 자산 운용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 해지마저 늘고 있어 경영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어렵다고 보험을 해약하고 나중에 다시 가입하면 보험료도 비싸지고 보장 범위는 줄어든다. 보험회사들은 “1990년대 외환위기에 보험을 깨지 않고 유지한 고객은 현재보다 저렴한 보험료에 많은 보장을 받고 일부는 고금리 혜택까지 누리고 있다”며 “보험은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유지하는 게 고객에게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급전 때문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원금 회수는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보험을 깨면 납부보험료에서 보험설계사 수수료와 유지비 등 사업비를 빼는데 1년 안에 이들 비용이 무더기로 나가므로 단기 해지는 고객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저축성보험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해지 때에는 환급금이 없다. 1년 만에 해지하면 원금의 66%, 3년이면 94%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 5년이 지나야 원금보다 2.8%, 10년이 지나면 20%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 해지는 최소 1년이 지나고서 해야 고객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원금을 100%로 돌려주지 못하는 것은 보험설계사 수수료 등 각종 사업비 때문으로 보험사도 별도 이득을 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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