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윤석금 회장 '사면초가 '

산업 / 정수현 / 2012-08-24 11:52:25
자금악화에 죄다 '내다팔기'…업계 “매각 회의적”

세일즈맨의 성공신화인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사면초가 '에 빠졌다. 웅진코웨이 매각만으로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어려웠던지 23일에는 태양광 관련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이하 폴리실리콘)을 매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웅진측은 폴리실리콘 매각 이유를 ‘그룹 구조조정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정수기, 비데와 냉난방 장치까지 판매 렌탈 사업으로 현금 동원력이 뛰어났던 웅진이 전문영역이 아닌 곳에 손을 뻗치기 시작하면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고 ‘돈줄’이 막혔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윤 회장이 평소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천명한 바있는 이 산업은 공급과잉으로 대기업들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산업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윤회장이 너무 욕심을 부린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 잘못된 선택 ‘태양광산업’
웅진그룹은 현재 그룹 전반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주력 회사인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폴리실리콘도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웅진그룹은 윤석금회장이 맨손으로 일군 기업이다. 학습지를 시작으로 정수기, 비데와 냉난방 장치까지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사업에는 항상 웅진이 있었다.


회사가 성장하자 윤회장은 기업이라면 누구나 탐낸다는 건설사업에 손을 뻗쳤고 이후 태양광산업까지 욕심을 내면서 웅진호에 구멍을 만들었다.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윤회장은 회사의 알짜사업군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웅진은 ‘자금사정의 악화’보다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사업구조혁신’을 추진한다며 지난 2월 ‘미래를 위한 사업구조 혁신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그룹 주력사 중 하나인 웅진코웨이를 외부에 매각하고 이 자금을 활용해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태양광 에너지 사업 부문을 글로벌 TOP3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액 1조7000억원 규모로 1989년 설립 이후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환경 가전제품의 생산·판매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룹의 캐쉬카우(Cash Cow) 역할을 했다. 2010년 말 기준 웅진코웨이의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56%, 공기청정기 시장은 45%, 비데시장은 47%, 연수기 시장에서는 62%를 기록하는 등 경쟁업체에 비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웅진그룹은 매각자금을 활용해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동시에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공고히 할 계획도 세웠다.


특히 태양광에너지 사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글로벌 톱3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극동건설을 안정적으로 육성하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도 극동건설 인수 등으로 증가한 부채를 대폭 축소해 그룹의 재무 건전성과 신용도를 한층 강화할 내용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웅진그룹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웅진코웨이의 자회사인 웅진케미칼과 화장품 사업 등 일부를 제외하고 일괄 공개매각 할 방침도 밝혔다.


웅진그룹은 앞으로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단결정 웨이퍼 세계 1위, 웅진폴리실리콘은 글로벌 톱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2013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2015년까지 글로벌 톱3로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다.


독보적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와 선진 업체와의 기술 교류에 집중했다. 이미 전략적 제휴사인 미국 썬파워와 썬파워의 대주주인 프랑스 토탈그룹과 교류하고 있었다.


이번 사업구조혁신으로 웅진은 그룹 차원의 투자 여력을 확실하게 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녹색성장을 위한 태양광 에너지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아울러 사업구조혁신으로 확보한 자금은 극동건설 조기정상화와 웅진홀딩스 차입금 축소에 활용해 웅진그룹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일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 안 좋은데”... 투자자 나타날지 의문
일단 IB 업계는 24일 경기 침체와 태양광 사업의 공급과잉을 고려해 매각 성공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시장에서 모듈, 셀, 웨이퍼보다도 가장 공급과잉이 심하다.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21달러까지 떨어졌다. 최저 제조원가 30달러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태양광 전 영역에서 앞으로 2년에서 3년간 공급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더군다나 웅진폴리실리콘 실적과 재무상태도 좋지 못하다. 지난해 114억원의 영업흑자로 전환했으나 금융비용 등으로 1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가격 하락 여파로 올해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07%, 순차입금의존도는 39.7%에 이른다. 총 차입금은 3202억원인데 비해 현금성 자산은 272억원에 그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인수금이 문제가 아니고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할 사업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태양광에 관심 있는 대기업의 참여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기업도 투자를 보류할 정도여서 M&A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실제로 LG화학과 KCC, OCI가 폴리실리콘 투자를 보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듈과 셀, 웨이퍼 생산에 뛰어든 다른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 정도만이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는 중이다. 그나마 삼성정밀화학은 미국 MEMC사와 합작법인(SMP)을 설립해 추진하면서 리스크를 낮추는 모양새다.


물론, 의외로 대기업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예상도 있다. 폴리실리콘의 연간 생산 규모는 7000톤으로 OCI(4만2000톤)에 이어 국내 2위권이다.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이 각각 연산 1만톤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는데 생산량 확보가 원가 경쟁력의 필수라는 점에서 충분히 폴리실리콘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IB 업계 일각에서는 진단했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태양광 시황이 현재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면 미래를 보고 투자할 또 다른 대기업도 나타날 수 있다”며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IB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도 태양광 투자를 보류하거나 심지어 철수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마당에 웅진폴리실리콘에 투자할 곳이 나타날지 의문”이라며 “태양광 사업은 사모투자펀드(PEF)에게도 모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폴리실리콘의 차입금 상환 압박이 큰 만큼 웅진홀딩스가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고 어느 정도 수익 약정을 맺는 방식으로 외부의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