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창설자 줄리언 어산지(41)가 그의 망명을 허용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지난 19일 오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은 어산지가 무사히 영국을 빠져나가도록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를 반드시 스웨덴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간 혐의로 스웨덴 정부의 수배를 받고 있는 어산지는 지난 6월19일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이후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신변을 보호받고 있다. 에콰도르가 어산지의 망명을 승인했지만 그가 무사히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와 영국 경찰에 체포되지 않고 에콰도르로 향할 수 있을 지는 분명치 않다.

◇ 오바마에 '마녀사냥' 중지 촉구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창설자 줄리언 어산지(41)는 지난 19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비밀 외교 전문을 공개한 위키리크스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어산지는 이날 오후 자신의 망명을 허용한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영국 경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대사관 발코니에서 수백 명의 지지자와 기자들에게 큰 소리로 성명을 읽었다.
어산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올바른 행동을 요청한다. 미국은 위키리크스에 대한 마녀사냥을 버려야 한다"며 "FBI(미 연방수사국)의 조사팀을 해체하고 위키리크스 종사자와 지지자들을 처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위키리크스를 표적으로 삼아 언론인들이 처벌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어둡고 억압된 세계로 몰고 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논평을 거부했다.
어산지는 이어 위키리크스에 국무부 외교전문을 넘겨준 미 일병 브래들리 매닝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매닝이 기소된 것처럼 행동했다면 그는 영웅이며 우리 모두의 본보기이며 세계가 주목하는 정치범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매닝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며 어산지와 관련한 법적 대응은 아직 취해지지 않았다.
어산지는 또 이날 망명을 허용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코레아 대통령이 보여준 용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콰도르뿐 아니라 브라질과 칠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지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어산지의 이날 연설은 영국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10분 동안 이어졌으며 어산지는 언론에 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어산지가 지난 6월19일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간 이후 그를 체포하려는 영국과 망명을 허용한 에콰도르 간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영국은 대사관에 있는 어산지를 체포할 수 없지만 그가 영국을 안전하게 빠져나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어산지의 체포를 위해 에콰도르 대사관의 외교적 특권을 박탈하는 법을 발동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산지를 변호하고 있는 스페인 판사 출신 발타사르 가르손은 이날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서 "에콰도르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어산지의 안전한 출국이 가능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2010년 8월 스웨덴 여성 2명을 각각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그러나 성관계는 합의에 따른 것으로 잘못이 없으며 성범죄 수사는 정치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웨덴 검찰은 조사를 위해 2년 동안 그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어산지와 그의 지지자들은 스웨덴 검찰의 송환 요구는 위키리크스 폭로와 관련한 재판을 미국에서 진행하려는 미 정부 당국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산지는 2010년 25만 건의 미 대사관 전문을 포함한 외교 및 군 기밀을 위키리크스에 공개함으로써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 에콰도르, 영국과 南美의 대결 구도 조성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18일 위키리크스의 창업자 줄리안 어산지의 망명과 관련해 영국이 보인 위협적인 태도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이 영국주재 에코도르 대사관을 강제 진입할 것이라는 위협과 관련해 영국은 이 지역의 주권을 침해하기 전에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아의 에코도르 정부는 영국의 그런 발상이 식민지시대적인 것이라고 비난하고 어산지에게 공식적으로 망명을 허가했다.
영국은 호주 출신의 이 비밀 폭로 전문가가 스웨덴으로 송환돼 강간과 성적 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볼리비아로 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코레아는 "그들은 우리와 접촉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누구와 논의를 하려 하는가? 그들은 에코도르가 주권국가로 누구에게도 무릅을 꿇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하고 이날 주례의 연설에서 역설했다.
코레아의 이런 발언은 주말에 라틴아메리카의 좌경국가들의 모임인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동맹(ALBA) 외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와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의 쿠바가 포함된 이 단체는 카라카스에서 강력한 지지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성명은 "우리는 영국이 그들의 위협을 행동으로 옮길 때 우리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를 경고하는 바이다"고 강조했다.
◇ 英 외무 "어산지, 안전하게 영국 빠져나가도록 용납 않을 것"
영국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무사히 영국을 빠져나가도록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를 반드시 스웨덴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이 16일 말했다.
헤이그 장관은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의 망명을 허용했다고 해서 어산지가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은 어산지가 안전하게 영국을 빠져나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말하고 영국은 외교적 망명의 원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그 장관은 이어 어산지 문제를 둘러싼 상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어산지가 신변 보호를 받고 있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대한 위협은 현재로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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