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대학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평가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해 질적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대학은 문을 닫게 하고, 동시에 대학별로 정원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대학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서 장관은 “박근혜 정부 말기쯤엔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1차 위기 상황이 오고 다음 정부 때부터 학생 수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며 “지금부터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 말기나 다음 정부에는 굉장히 큰 파장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구조조정 되어야 할 대학은 엄정하게 구조조정하고 우수한 교육을 하는 대학은 지방대든 전문대든 적극적으로 육성·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고등교육 정책을 펼쳐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순위를 나열해 하위 몇몇 대학의 문을 닫도록 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효율이 떨어지고 고통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학교 폐쇄 뿐 아니라 정원감축을 통해 자연스레 구조조정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서 장관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대학평가 시스템 개편에 대한 요구가 많다. 특히 대학이나 학과별 특성 고려하지 않은 취업률 지표 때문에 학과 통폐합 등 부작용이 많다. 취업률을 계열별로 분류해 평가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나
“대학평가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양적지표 중심의 대학평가는 제대로 된 대학평가라고 할 수 없다. 양적지표에만 의존해서는 자꾸 편법만 늘어난다. 대학평가체제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취업률 문제도 예체능계열의 경우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취업률이 예체능계 대학 교육이 제대로 됐느냐 안됐느냐, 질적으로 평가해 주는 지표라고 하기가 힘들다. 인문학 분야도 마찬가지로 취업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부분을 취업률로 평가하다 보니 교육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의견이 있다. 구체적인 것은 연구 중이지만 적어도 인문학이나 예체능 분야에서 취업률 지표는 반드시 없애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학이나 상경계열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취업률을 무시할 수 없다. 취업률을 계열별로 분류해 평가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취업률도 계열에 따라 달리 평가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대학평가에서 정량적인 평가만 하게 되면 문제가 있는데 대학교육의 질이라는 게 우리 눈으로 보는 게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숫자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지표 관리를 통해 숫자가 이상한 방향으로 왜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적인 지표를 볼 때는 반드시 질적인 측면, 이것이 과연 이쪽 분야에서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함께 보면서 그 지표를 봐야지 그런 것 없이 이뤄지는 대학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대학평가를 마련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구조조정이 안 되면 앞으로 큰 화로 돌아올 것 같다
“대학구조조정 문제는 중장기적인 문제까지 감안하면서 대책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에 좀 시간이 걸린다. 박근혜 정부 말쯤 됐을 때 1차적인 위기 상황이 온다.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 와서 본격적으로는 다음정부 때 학생 수가 대폭 줄어 거의 바닥 수준까지 줄어들게 된다. 지금부터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정말로 박근혜 정부 말기나 다음 정부쯤에는 굉장히 큰 파장이 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은 확고하게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너무 인위적으로 양적인 지표에 치중 하다보면 옥석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게 된다.”
-어느 정도나 구조조정 해야 한다고 보는지
“숫자로 말씀드리는 게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구조조정이 학교 문을 닫는 방법으로만 이뤄질 이유는 없다. 특히 정원조정을 통해 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양적인 지표로 평가해 하위 15%는 학교 문을 닫는 쪽으로 유도해서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지방대학 규모가 크지 않아서 사실은 그 대학이 문을 닫는다고 해도 구조조정 효과가 굉장히 미약할 수 있다. 구조조정은 경우에 따라서는 질 나쁜 대학은 문을 닫는 방향으로도 가야 하지만 또 어떤 방향으로는 정원 감축이나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서도 함께 해야 효과가 있지 그냥 몇몇 학교 뽑아서 문 닫는 방식으로는 효율이 떨어지고 고통만 늘어날 수 있다.”
-지방대 같은 경우 여건상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방대를 무조건 육성만 하는 게 아니라 질적인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대학은 퇴출하거나 정원을 대폭 줄이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그 지역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지역대학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두 가지 트랙으로 할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육성하고 한편으로는 구조조정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수준이 올라가도록 하는 게 구조조정 정책의 기본 방향이다.”
-교육 수장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은 새 정부 교육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매우 아쉽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1970년대 말 처음 교육부 공무원 했을 때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가 학교교육의 정상화였다. 그때 무슨 계획을 만들든 교육정책 통해 학교교육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얘기 했지만 3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 교육이 여전히 입시위주 시험위주 교육 못 벗어나고 있다. 입시위주 교육이나 시험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자는 것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한발이라도 좀 더 확실하게 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일 것 같다. 아이들이 정말 학교가 행복하고 학교 가는 게 즐겁고 집에 있는 것 보다 학교가고 싶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서남수 장관은
1952년 서울특별시 출생. 서울대학교 철학 학사·일리노이대학교어버너섐페인교대학원 교육학 석사·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동국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 교육인적자원부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08년 교육부 차관으로 퇴임할 때까지 교육계에 몸담은 정통 교육관료 출신이다. 교육관료 출신이 교육 수장이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리 : 홍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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