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장' 원전, 더 이상은 무리수

산업 / 전성운 / 2012-08-20 11:07:53
한계에 다다른 가동률…'블랙아웃' 올수도

경북 신월성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불과 18일만에 발전 정비됨에 따라 여름 전력 수급에 다시 비상이 걸리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월성 원전1호기의 이번 발전정지는 19일 오전 10시53분에 일어났다. 한수원은 신월성 1호기의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제어계통에 이상이 생기면서 원자로 및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이번 발전정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고장 0등급에 해당되는 것으로 발전소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고 방사능 외부 누출과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원자로 정지 즉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정지 사실을 알리고 상세 정지원인을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한수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원전 안전 논란은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가동 정지로 전력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원전의 발전용량은 100만kW. 58만kW 고리1호기 두개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최근 고리1호기가 지역주민들과의 합의로 재가동됐으나 여름철 전력난을 앞세워 정부가 밀어부쳤다는 논란이 뒤늦게 불거지고 있어 이번 발전정지가 전력당국을 곤욕스럽게 만들게 됐다.


게다가 무엇보다 신월성1호기가 재가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원인규명과 함께 원자력위원회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재가동 시간까지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전력당국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산업체의 집단휴가가 끝나는 8월 셋째주와 넷째주의 전력수급을 맞추기 위해 150억원 가량(추산치)을 투입, 지정기간 수요조정을 통해 예비전력 400만kW를 확보하는 한편 12일 자정을 기해 고리원전1호기를 재가동하는 등 전력수급 비상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안전을 고려해 조금이라도 작동을 잘못하면 정지토록 설계해 신품이지만 가동 정지가 자주 일어난 것 같다"며 "기술적인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무관한 것으로 추정돼 1주일에 채 안걸겨 재가동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가동률 100%, 원전도 피곤하다


전력당국은 당초 산업체의 집단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 3~4째주에 맞춰 지난 6월부터 강도 높은 수요관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정기간 수요조정'으로 250만kW,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을 통해 60만kW 등 예비력을 400만kW 수준까지 맞췄다.


다행히 8월3째주 들어 잦은 비와 한결 서늘해진 날씨로 평일 전력예비율이 10% 이상까지 치솟는 등 전력당국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주말로 접어들면서 무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개학, 산업체 마지막 휴가 인력의 복귀 등이 겹치면서 오는 20일 수요관리전(前) 예비전력이 100만~150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요관리를 안했다면 예비력 100만~200만kW시 발령되는 전력수급 5단계중 4번째 단계인 ‘경계’가 내려질 위기에 처하는 것. 더 큰 문제는 발전기 1기라도 고장이 나면 지난해 발생한 9.15 블랙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점.


현재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은 고리 4기, 신고리 2기, 월성 4기, 울진 4기, 영광 6기 등 모두 20기. 100만kW급인 울진 3,4호기는 계획 예방정비에 들어가 가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지금 가동되고 있는 원전 대부분은 이른 여름으로 지난 5월부터 대부분 이용률 100%을 넘겨 피곤에 찌든 상태. 고장 우려가 계속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수원이 발표한 '6월 원전 운영현황'에 따르면 고리2~4호기 이용률은 100.2~100.4%, 월성1~4호기는 100.3~101.2%에 달했다. 또한 영광원전은 5호기를 제외한 1~6호기는 100~101.6%, 울진원전1~6호기(5호기는 94.3%)는 100.3~10.21%의 가동률을 보이는 등 대부분 이용률 100%를 넘어 극심한 원전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7월 이후에는 전국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등 악전고투 속에 이용률이 모두 100%를 넘어서 잔고장 우려를 낳고 있다.


전력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용률이 100%를 넘어섰다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이용으로 인해 고장이 1기라도 난다면 전력수급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지식경제부는 “갑작스런 수요 급증에 대비한 비상조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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