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죽음 내몬건 국정원의 망신주기 때문”

산업 / 김태혁 / 2015-02-27 16:52:40

[토요경제=김태혁 편집국장] 국정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내용을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는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폭로 때문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인데다 당시 원세훈 전 원장은 MB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개입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회갑 선물로 받은 명품 시계를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간 열흘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까지 이어진 국정원의 ‘정치공작’이었다는 점에 MB도 직접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정치적,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현재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 개입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다.


이 전 중수부장 따르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도 전에 대검에 직원을 보내 국정원 견해를 전달했다는 것. 이 직원은 이 전 중수부장에게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하되 시계 얘기는 흘리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고, 자신은 이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 전 중수부장이 밝힌 ‘국정원이 언론에 흘린 내용’은 지난 2009년 5월 13일 SBS가 “권 여사, 1억원짜리 시계 2개 논두렁에 버렸다”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했다.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며 노 전 대통령은 수사 당시 ‘논두렁’이란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는 게 이 전 중수부장 폭로의 요지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이 사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등에게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 국무총리는 “사태 파악을 다 하지 못한다”는 미꾸라지식 답변만을 반복해 빈축을 샀다.


이 총리는 “국정원이 당시 누구의 지시를 받아 어떻게 언론에 허위 사실을 제공했는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 어떻게 이 문제를 조치할 것이냐”고 윤후덕 새정치연합 의원이 묻자 “제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건의 전말을 모르고 있다. 시간을 주시면 즉시 파악해 보고 드리겠다”고 답했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독자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박완주 새정치연합 의원 질문에도 그는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파악 이후 보고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MB가 사주 또는 방조했는지 조사하겠느냐”는 질문엔 “한 번 검토하겠다”고 형식적으로 답했고, “(국정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사실관계가 확인된다면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책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엔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행위고 천인공노할 국정 만행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더 이상 의혹을 키우지 말고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국회 정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소집해야 한다. 또한 관련 상임위를 소집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수사 당시 근거 없는 피의사실이 무차별적으로 흘러나와 의문을 자아냈는데 이제야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이유를 조금 이나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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