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회장의 자전거 욕심, LS그룹의 꼼수

산업1 / 장우진 / 2012-02-17 17:14:30
자전거 사업 소매부문만 철수 직영점 유지…영세상인, ‘대기업 횡포’ 반발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이 많았던 LS그룹의 자전거 사업이 소매부문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LS그룹내 LS네트웍스는 ‘바이클로’라는 브랜드로 자전거 도매와 소매업을 병행해왔으며 전국 14개 직영점을 운영중에 있다. 이 가운데 소매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LS네트웍스 측은 중소 자영업자들을 위해 소매업 부문 철수를 결정했으며, 4월중 전기자전거를 출시, 내수시장 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자전거협동조합은 LS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꼼수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직영점 운영은 계속할 예정으로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일각에서는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진 구자열 회장의 의지가 결국 영세상인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LS 측은 유통구조 변화를 통해 자전거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것일뿐 그 외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자전거 사업, 마케팅 공세


LS그룹은 최근 자전거 소매업 철수를 결정했다. LS그룹내 스포츠브랜드 및 유통전문기업 LS네트웍스는 2010년 자전거 브랜드 ‘바이클로’를 론칭하고 본격 사업에 뛰어들었다.
LS는 강력한 유통망과 브랜드 파워를 앞에서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1호점을 오픈하는 등 전국 14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수는 60여명에 이른다.
LS는 지난해 8월 부산 해운대에 경남권 최대규모의 자전거 전문매장을 오픈했다. 바이클로 부산점은 260㎡ 규모에 140여대에 이르는 자전거가 종류별로 진열돼 있으며, 기타 자전거 부품·의료·헬멧 등을 비치해놓고 있다.
판매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정비전문가 상주로 개인 맞춤형 자전거 세팅, 전문가 상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오픈시에는 인기 생활자전거 모델 할인과 고급 브랜드 자전거의 한정판매와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또 10월 경기 안양점에 오픈하면서는 오픈 한달간 세계 3대 브랜드에 속하는 스캇·자이언트를 비롯해 미니벨로 브루노·베네통 등을 최대 30%까지 할인판매하는 이벤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영세상인 피해, 소매부문 철수


이 같은 공세에 영세상인들은 경쟁이 버거운 상황이다. 실제 바이클로 매장 부근에 위치한 동네 자전거가게들은 매출이 30~4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인들은 “현재도 운영이 어려운 마당에 대기업마저 골목으로 진출해 영세상인들은 더 힘들어졌다”며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먹고살기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영세상인들은 LS네트웍스는 고가 자전거 판매가 주를 이뤄 영세상인과 시장이 겹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파격할인 이벤트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LS는 가맹점 확대 등 소매사업 진출을 철수했다. 최근 대기업들이 잇따라 베이커리, 커피 등 사업에 진출했다 철수한 것도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 때문이다.
LS네트웍스는 지난 9일 “자전거 사업을 내수나 수입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 있는 ‘수출사업’으로 전환하고자 2010년 사업을 시작했다”며 “자영업자들이 걱정하는 대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소매업으로는 진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S네트웍스는 향후 벤처기업과의 고급 자전거 신제품 공동개발, 소상공인들에게 물품을 보급하는 도매사업, 자전거 수출증진 등에 전념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과 함께 전기자전거를 개발해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이며,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국 14개 바이클로 직영점은 소비자 트렌드를 선행적으로 파악하려는 것인 만큼 도매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소매업체들에 신제품을 소개하고 전시·판매하는 쇼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상생과 동반성장문화에도 적극 앞장선다.
LS네트웍스는 자전거 소매 업체와 창업을 준비하는 사업자를 위해 바이클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자전거 소매에 필요한 정비, 판매 서비스 등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LS그룹 관계자는 “소매사업은 철수하지만 도매사업을 통해 유통구조를 투명화하고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소매점에 공급해 전체적인 자전거 시장을 활성화 할 것”이라며 “시장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자전거 공급이 많아지고, 구입·수리 등 고객들이 소매점을 많이 찾아가게 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 회장’ 욕심에 영세상인 피해 비판


그러나 소매사업 부문만 철수하는 것은 결국 자전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최근 기업분위기는 동반성장·공생발전을 모토로 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은 베이커리·커피 등 사업과 관련해 ‘동네상권 잠식’이라는 비판여론으로 철수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역시 같은 영세상인들의 피해를 우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LS는 여전히 자전거 사업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국자전거협동조합 인보근 이사장은 <이코노미세계>와의 전화통화에서 “LS네트웍스의 소매사업 부문 철수는 꼼수”라며 “직영점을 폐쇄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자전거사업을 계속해서 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진 구자열 회장의 취미생활이 결국 사업으로 확장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구 회장은 자전거로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다른 운동보다 자전거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구 회장의 욕심으로 인해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LS네트웍스의 자전거 사업부문 지난해 매출은 75억원 수준이다. 2010년 총 매출액이 3582억원임을 감안하면, 자전거 부문 비중은 약 2%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LS 입장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러나 영세상인들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이클로 직영점이 들어선 지역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경쟁하기는 버거울 수 밖에 없다. 소매사업 부문을 철수한다고는 했지만 직영점을 계속 유지하는 이상 영세상인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인 이사장은 “구 회장은 16년 단골이었고, 자전거 유통사업을 한다고 했을때 강하게 만류했었다”며 “하지만 결국 취미가 사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LS그룹 관계자는 “자전거는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으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 목표”라며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매점에 납품, 소비자에게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유통구조의 투명성을 통해 자전거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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