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서 멀어져가는 '체크카드'의 딜레마

산업 / 문혜원 / 2021-08-14 06:00:00
정부의 ‘카드활성화’ 오락가락 정책 속..소비자 불신키워
체크카드 인센티브 활성화 및 신용평가점수 고려 등 제기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알뜰소비’를 지향한다는 것 때문에 인기를 끌었던 체크카드가 소비자 관심 속에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 등장과 간편 결제사업이 주축을 이루면서 체크카드 사용율도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2010년 무렵에는 정부가 ‘체크카드 활성화’에 독려하면서 잠시 체크카드 사용 붐이 일기도 했지만,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비해 체크카드에 대한 혜택을 크게 설정을 하지 않고 고객신용점수에도 반영하지 않아 고객들 찾는 비중도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더구나 정부는 다시 신용카드 시장을 다시 활성 해야 하는 측면으로 전환하면서 결국 체크카드는 비인기 카드종목으로 내려앉게 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체크카드 신규출시도 발급률도 모두 감소세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상체크카드 출시가 낮아지면서 카드 단종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의 최근 자료를 살펴보면, 주요 8대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들의 지난달 기준 신규체크카드는 19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월 평균 신규 3.5종 출시에 비해 올해는 2.7종으로 23%나 줄었다. 또한 단종 된 체크카드도 올해 기준 43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단 종 건수가 45건의 95.5%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 2017년 20건에 비해도 2.15배 이상 사라진 것이다.


또한 체크카드 발급수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체크카드 발급수는 6403만2000매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225만1000매 줄어든 수치다.


체크카드 발급실적을 분석해보니 지난해 3분기 1억1132만8000매, 지난해 4분기 1억1001만9000매, 올해 1분기 1억815만5000매, 올해 2분기 1억749만6000매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기반의 간편결제시장확대로 인해 기존 카드결제시장이 포화된 데에 따른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체크카드는 은행 쪽에서 통장개설과 함께 발급되는 측면이 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은행 내방고객수가 감소하면서 체크실적도 자연히 줄었다”면서 “카드사들도 신용카드 대비 체크카드는 이익 기여도가 낮다는 판단에 신규출시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의 줏대 없는 오락가락 정책에 대한 반증효과?


일각에서는 체크카드 감소 원인이 간편결제시장 확대도 기인했지만,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이 더 체크카드시장과 소비자로들로부터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크카드시장 활성화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2007년부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비쌌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정부정책에 발맞춰 신한, KB국민, 하나SK 등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드는 이미 오래전에 카드시장에 존재해왔다는 점에서 장기 활성화 측면에서 실효성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체크카드의 직불사용을 그대로 인 채, 할부 기능 없이 신용카드 고객을 유인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많았다.


하이브리드카드는 신용카드 기능에 통장잔액 범위 내에서 결제되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탑재한 카드를 말한다. 일례로, 우리카드의 ‘투인원 서비스’나 NH카드의 ‘즉시불결제 서비스’는 모두 신용카드에 기반을 두고 있어 기존 신용카드와 같이 연회비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기존 신용카드에도 신용과 직불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다, 기존 신용카드보다 혜택이 많은 것도 아닌데 하이브리드카드를 이용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 있냐는 반응이 많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따랐다.


이렇듯 체크카드 활성화 기조가 오히려 큰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쏟아지자, 모든 경제중심은 신용카드 활성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도 2010년부터는 신용카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대신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가맹점간에도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정비해 가맹점의 불만을 해소시킨다는 계획으로 2018년 카드수수료 인하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 정책으로 인해 시장원칙은 배제했다면서 업계의 반발심만 일었다.


카드수수료 인하 대책을 3가지로 요약하면 ▲카드수수료 우대 구간을 5억에서 30억으로 확대하고 모▲든 가맹점 수수료를 2% 이내로 인하 ▲우대구간 5~30억 규모의 자영업자, 중·소상인에게 평균적으로 300만원 정도를 혜택을 무차별적으로 제공 등이다.


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파격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라 할 수 있다. 자영업·소상공인에게는 유리한 측면이 컸지만, 반면 카드시장은 카드발급을 축소하는 등 연 이익 크게 감소세를 보였으며, 카드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들도 갑작스레 혜택이 주는 카드들이 단종 되면서 불만이 일었다.


카드사들도 현재 카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것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꼽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주 수익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조치에 따라 줄어들면서, 과거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갖춘 카드의 유지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문제는 주로 체크카드를 발급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인 은행이 체크카드 담당은 신용카드 쪽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파트에서 사업을 전담하다 보니 체크카드를 활성화한다 해도 취급 면에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통장계좌여 연계해 발급받는 체크카드가 따로 있고, 카드사들은 카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밖에서 주로 영업을 전담했기에 현실적으로 카드발급하는 게 통합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기조의 영향도 카드시장에 혼돈만 부추기는 꼴만 된 셈”이라며 “사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신용카드 사용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다시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뭐가 더 옳은지 검토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 체크카드는 신용평가 기여도에 소극적이다?


또 일각에서는 체크카드가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게 하는 부분으로 소비자입장에서는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인센티브가 크게 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체크카드 사용에 따른 신용평가에도 신용평가사들이 관심을 적게 둔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실제로 현재 신용평가사에는 소비자 기여도에 부정적인 정보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이를 테면, 연체정보를 통해 소비자 신용평가 등급을 따지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의 전문가들은 신용평가사들도 이제는 카드를 사용할 때 연체정보만 분석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정보를 사용하는 쪽으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국내 신용평가업체들이 신용등급 평가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측면 때문에 여러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면서 “이를테면 신용고객 등급전망을 위해서도 부정적 정보보다 성실히 체납하는 방향(전화요금 납부, 체크카드 사용율 등)으로 반영하는 쪽으로 기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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