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KAI, 英 방산 수주에 새 조건…현지 기여 100%

국제 / 김지영 기자 / 2026-10-30 23:54:26
영국, 2027년 4월부터 일부 대형 해외 방산계약에 적용
의무 미이행 시 금전보상 기준 명시…현지 생산·협력 확대 변수
▲ 영국 국방부가 30일 발표한 '영국 절충교역 정책(UK Offset Policy)' 원문. “Contract commitment: the Authority shall set an obligation at 100 per cent of eligible foreign contract value.(계약상 기여 의무: 담당 당국은 적용 대상 해외 계약금액의 100%에 해당하는 현지 산업 기여 의무를 설정한다.)” [영국 국방부 공식 정책문 발췌]

 

영국 정부가 해외 방산기업의 대형 수주에 계약금액만큼의 현지 산업 기여를 요구하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30일 토요경제가 영국 국방부(Ministry of Defence)가 이날 공개한 '영국 절충교역 정책(UK Offset Policy)' 전문을 확인한 결과, 영국 정부는 2027년 4월부터 선정된 해외 방산조달 사업에 현지 산업 기여 의무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본 적용 대상은 계약금액 5000만파운드 이상인 해외 방산조달 사업이다. 다만 모든 계약에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과 법적 요건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

정책문은 표준 현지 기여 의무를 '조달계약 금액의 100%(100% of the procurement contract value)'로 명시했다. 영국 내 신규 고용과 생산시설 투자, 현지 부품 조달, 기술이전, 연구개발 등을 통해 해당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계약금액 전액을 별도의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국 정부가 인정하는 산업 기여 활동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 이행 실적으로 반영한다. 계약별로 의무 수준을 100% 미만으로 낮출 수도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의무 불이행에 따른 금전적 책임이다.

영국 국방부는 정책문에서 별도 합의가 없는 경우 이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가 원칙적으로 '미이행 금액의 최소 10%(not less than 10 per cent of the unfulfilled value)'를 금전적으로 보상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전체 계약금액의 10%를 일괄적으로 부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개별 이행 단계에서 충족하지 못한 의무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영국 정부는 중대한 계약 위반이 지속되면 관련 법령과 계약조건에 따라 향후 입찰 참여를 제한할 수도 있도록 했다.

표준 이행기간은 10년이다. 계약 체결 후 3년까지 의무의 30%, 5년까지 50%, 10년까지 100%를 이행하는 것이 기본 기준이다. 다만 사업별 특성에 따라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이번 정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이사 김동관·이부환)와 한국항공우주산업(대표이사 김종출)의 영국 시장 진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 방산 수출을 논의해 왔다. KAI 역시 영국의 항공훈련체계 관련 사업 참여를 추진하면서 현지 생산과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향후 영국 정부의 적용 대상 사업을 수주하면 기존 제품 공급계약과 별도로 현지 산업 기여 협약을 체결해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과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영국 기업과의 협력체계, 현지 생산·투자 계획도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KAI에 이번 정책에 따른 의무가 실제 부과된 것은 아니다. 두 회사의 영국 사업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약이 적용 대상이 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해외 방산조달이 자국 산업과 고용에도 기여하도록 제도를 운영하며  별도로 설치하는 절충교역 전담기구(Offset Authority)가 협약 체결과 이행 실적 평가, 의무 이행 여부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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