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요산(仁者樂山)의 김옥숙 화가

문화·라이프 / 김병윤 / 2024-01-10 20:12:15
▲ 어달리 30호 (one)수묵채색

 

공자는 말씀하셨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왜 그럴까. 그 마음이 산과 비슷해 자연히 산을 좋아하게 된다.

어진 사람은 의리에 만족한다. 몸가짐이 진중하다. 심덕이 두텁다. 움직이지 않는 산처럼.

산이 좋아 산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김옥숙(68) 작가다. 수묵화를 그린다. 흑과 백의 조화를 추구한다. 단순함이 빛을 발한다.

▲ 어달리 10호(two)수묵담채

 

김 작가는 왜 단순함을 추구할까. 그녀의 지나온 삶이 영향을 줬다. 산처럼 무거움을 남겼다. 김 작가의 그림에는 삶이 녹아 있다. 고달팠던 젊은 시절의 고통이 숨어 있다. 휘어는 져도 꺾이지 않는 끈기가 있다. 저항보다 순응하며 고비를 넘겼다. 그래서 화려함보다 단순함이 좋았다.

한국화를 그리게 된 이유도 눈물겹다. 어려웠던 젊은 시절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고통을 잊기 위해서였다. 기울어진 가세에 숨이 막혔다. 미술학원에 등록했다. 25년 전이었다.

▲ 신림동 재계발 (one)100호 수묵채색

 

서양화를 그리려 했다. 재룟값이 많이 들었다. 수묵화 그래도 저렴했다. 일단 시작을 했다. 적성에 맞았다. 정신수양에도 좋았다. 먹을 갈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다.

끊임없이 수련했다. 2006년 국전에 출품했다. 낙선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에 입선했다. 흑과 백의 조화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세상을 얻은 듯했다. “내가 국전에 입선하다니.” 믿기지 않았다. 삶의 고통도 잊었다. 수묵화에 더 매진하고 싶었다.

▲ 신림동 재계발 (two)100호수묵담채

 

스승을 찾아 나섰다. 수묵화의 대가 해당 김영순 화백을 만났다. 소질이 있다고 칭찬을 받았다. 몸과 마음이 하늘을 나는 듯했다. 따끔한 지적도 뒤따랐다. 기교를 부리지 말라고. 기본에 충실히 하라고. 과도기의 겉멋이 들 때였다. 열심히 정진해 후학양성을 바랐던 스승의 속마음이었다.

김 작가는 스승의 뜻을 따르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수묵으로 산의 전경을 그리려 한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그림 요소에 독창적 조화가 필요하다. 되도록 채색을 벗어나야 한다. 완성도를 위해 피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내공이 절대 필요한 작업이다.

▲ 설악토왕성 40호 수묵담채

 

김 작가의 작업에는 어려움도 있다. 작업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평일에는 거의 작업을 못 한다. 운영하는 기업에 신경을 써야 한다. 포기하고 싶지만 그럴 환경이 못 된다. 토·일요일밖에 시간이 없다. 휴일에는 두문불출하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 작가는 작업이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 수묵화에 큰 획을 남기고 싶어서다. 자신이 100% 만족할 작품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다.

김 작가는 왜 산을 그릴까. 선문답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산은 여운이 남아서란다.

 

토요경제 /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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