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한화오션 ‘기세’ vs TKMS ‘제도권 신뢰’

철강·중공업 / 최은별 기자 / 2026-07-01 19:29:56
▲ 장보고 배치3 [연합뉴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수주전이 한화오션의 공격적 현지 공세와 독일 TKMS의 NATO 기반 안정성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양측 잠수함의 기본 성능보다 납기, 유지보수, 산업효과, 동맹 체계 편입 가능성을 최종 승부처로 보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캐나다 초계잠수함사업(CPSP)은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6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한국 한화오션을 적격 공급자 2곳으로 확정했다. 첫 신형 잠수함를 늦어도 2035년까지 인도받는다는 목표다.

현지 보도 태도는 ‘한국 우세’로 단정하기보다 ‘기세의 한화오션’과 ‘제도권 신뢰의 TKMS’가 맞붙는 구도에 가깝다. 캐나다 글로벌뉴스는 캐나디언프레스 카일 더건 기자의 기사를 지난달 21일 오전 11시52분 게시하고 다음날 오후 12시59분 업데이트하면서, 이번 경쟁이 “잠수함 자체보다 그 밖의 모든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처럼 보였다(the competition seemed to focus on everything but the boats themselves)”고 전했다. 캐나다 해군이 두 모델 모두 요구 성능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만큼, 승부는 플랫폼 자체보다 국가 차원의 패키지로 옮겨갔다는 해석이다.

한화오션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공격적이고 눈에 띈다’는 쪽에 집중돼 있다. 같은 보도에서 TKMS 최고경영자 올리버 부르크하르트는 한화오션의 광고전과 현지 홍보전에 대해 “솔직히 미친 일이다(This is nuts, honestly)”, “우리는 이런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We’re not used to this)”고 말했다. 잠수함 수주전은 보통 정부 간 협의와 군사기술 평가 중심으로 조용히 진행되지만, 한화오션은 캐나다 공항, 방송, 온라인 광고까지 동원하며 일반 여론에도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한화오션의 핵심 메시지는 속도다. 한화오션은 2032년 첫 잠수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인도, 이후 매년 1척씩 추가 인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2030년대 중반 퇴역이 예상되는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카드다. 캐나디언프레스는 지난달 22일 보도한 기사에서 캐나다군사대학의 폴 미첼 교수는 “한국은 이기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Korea has gone all-out to win this)”며 “어떤 면에서는 한국이 놓치지만 않으면 되는 싸움이다(In some ways, I think it’s theirs to lose)”고 평가했다.

반면 TKMS는 덜 화려하지만 안정적인 후보로 다뤄진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같은 212CD급 잠수함을 도입한다는 점, NATO 회원국 간 훈련·수리·운용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 논리다. 현지 보도는 TKMS의 강점을 ‘이미 검증된 제도권 방산 네트워크’로 본다. 부르크하르트 CEO는 캐나디언프레스 보도에서 독일 측 제안에 대해 “검증된 접근이지, 약속된 접근이 아니다(a proven, not a promised, approach)”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빠른 납기를 앞세운다면, TKMS는 장기 운용과 동맹 내 상호운용성을 앞세우는 셈이다.

캐나다 매체 시티뉴스 핼리팩스는 지난 5월 31일 이 경쟁을 “마지막 구간(final lap)”에 들어선 수주전으로 표현했다. 이 기사에서 부르크하르트 CEO는 “3쿼터인데 여전히 무승부다. 누가 이길지 보자(Third quarter of the game and it’s still a draw, so let’s see who will win)”고 말했다. 이는 독일 측도 한화오션의 공세를 의식하면서도 최종 결과를 박빙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캐나다 언론이 주목하는 또 다른 축은 경제효과다. 아이폴리틱스는 지난 5월 11일 보도에서 한화디펜스캐나다 글렌 코플랜드 CEO의 발언을 인용해 캐나다 정부가 “최상의 경제 패키지를 가져오라(give us your best economic package)”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 조선, 우주, 자동차 부품 산업과의 협력을 내세웠고, TKMS도 캐나다 기업·대학·훈련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하며 맞섰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잠수함 도입이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수십 년짜리 산업정책이 된 것이다.

다만 공개 여론전에서 한화오션이 더 눈에 띈다고 해서 최종 승부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캐나다 정부의 평가에서 유지·정비·운용지원은 가장 민감한 영역이다. 잠수함은 도입보다 수십 년간의 운용과 정비가 더 큰 비용을 만든다. 이 지점에서 TKMS는 독일·노르웨이와의 공동 운용, NATO 상호운용성, 기존 유럽 방산 생태계를 내세운다. 한화오션은 실제 운용 중인 KSS-III 계열 잠수함과 빠른 건조 능력, 캐나다 산업 기여를 앞세운다.

현지 보도의 결론은 분명하다. 한화오션은 ‘기세’에서 앞서고, TKMS는 ‘제도권 신뢰’에서 버티고 있다. 캐나다가 전력 공백 최소화와 산업 패키지를 더 중시하면 한화오션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반대로 장기 유지보수, NATO 운용 체계, 독일·노르웨이와의 공동 조달 안정성을 더 중시하면 TKMS가 강하다. 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정 발표는 당초 지난달 말로 예상됐으나 현지 보도상 며칠 늦춰진 상태이며, 현재로서는 마크 카니 총리가 이달 7일 튀르키예 앙카라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발표할 가능성이 가장 크게 거론된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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