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5사 통폐합 논의 본격화… 에너지 전환 대응 기대 속 재편 변수

산업 / 전인환 / 2026-04-21 19:15:38
노조 “통합형 발전 공기업 필요”… 별도 재생에너지 공사 설립엔 반대
연료비 절감·자원 배분 효율화 기대… 재편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거대 발전 노조 우려·지역 반발 가능성도… 기후부, 6월 용역 중간 발표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 5개사(동서·서부·중부·남동·남부발전) 통폐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 대응할 통합형 발전 공기업 필요성과 함께 거대 조직화에 따른 부담과 지역사회 반발 등의 우려섞인 지적도 나온다.

 

▲ 한국전력 본사 사옥/사진=한국전력

2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발전공기업 노동조합 위원장 간담회’를 열고 화력발전 폐지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발전 5사 통폐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노조 측은 에너지 안보와 공공성 확보를 위해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전공기업이 대규모 투자와 인력 전환을 책임지는 실행 주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별도의 재생에너지발전공사 설립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생에너지 부문만 별도 공기업으로 떼어낼 경우 기존 발전공기업이 석탄 중심의 축소 조직으로 남게 돼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졸속 통합에도 선을 그으며 정의로운 전환 원칙 아래 고용 불안과 노동조건 저하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노유근 전력산업노조 정책실장은 “분산된 현재 구조로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노조와 경영진 모두 공유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책임질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통합형 발전 공기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전사 통합은 중복 비용을 줄이고 자원 배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으로 발전 5사가 한국전력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발전원 개발과 해외사업, 연구개발(R&D) 등 유사한 업무를 각 사가 중복 수행하는 구조가 문제로 꼽혀 왔다.

특히 발전 5사가 그동안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발전 연료를 회사별로 각각 구매해 온 만큼, 통합 이후에는 대량 구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와 가격 협상력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폐합 여부 자체보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석탄화력 폐지 과정에서 남는 인력을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환 장관은 간담회에서 “발전공기업 구조 개편은 에너지 대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하위직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겠지만, 석탄 폐지에 따른 인력 재배치는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폐합 논의가 구체화할수록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단일 통합이 이뤄질 경우 거대 발전 노조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통합 법인 노조가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전국 전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유근 전력산업노조 정책실장은 “이번 논의를 거대 노조 출현 문제로 볼 사안은 아니다”라며 “핵심은 에너지 전환을 책임질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발전 공기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발전 5사 통합 과정에서 지역사회 반발도 예상된다. 현재 발전 5사 본사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경남 진주, 충남 보령, 충남 태안, 부산, 울산 등에 각각 분산돼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본사 이전이나 조직 축소가 현실화할 경우 지역 경기 위축과 세수 감소,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2월부터 발전사 통폐합 관련 전문가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기후부는 오는 6월 중 토론회를 열어 삼일PwC에 맡긴 연구 용역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인환
전인환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전인환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업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주사와 식품사업은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높였지만 패션사업은 대표를 교체했다. 백화점에는 신규 출점을 담당할 인력을 재배치했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성장 과제에 맞춰 책임자를 배치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29일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