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투자로 순익 ‘1위’…대출 축소에 서민금융 공백 우려

경제·금융 / 김소연 / 2026-03-31 09:10:17
지난해 당기순익 1659억원 전년대비 4배 증가
2년 새 유가증권 70% 늘고 여신 24% 축소돼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OK저축은행이 유가증권 투자 확대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끌어올리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다만 저축은행 본업인 가계 대출 규모가 축소하면서 ‘서민금융 공급’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31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 가운데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59억원으로 전년 392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업계 자산 1위인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30억원에 그쳤다.

 

▲ 서울역 앞 OK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빌딩 전경/사진=김소연 기자 

이 같은 실적 역전의 배경에는 자산 운용 전략 차이인 것으로 분석된다. OK저축은행은 유가증권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SBI저축은행은 오히려 유가증권 비중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 중심의 보수적 전략을 유지했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규모는 2023년 말 9248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5755억원으로 약 70% 증가했다. 총여신은 같은 기간 12조8346억원에서 9조7947억원으로 약 24% 감소하며 대출 축소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앞세운 안정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유가증권 규모는 2023년 말 1조4926억원에서 지난해 말 8951억원으로 축소됐고 총여신 역시 10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본업 중심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건전성 지표에서도 양사 간 격차가 보다 뚜렷하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연체율 4.29%,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19.39%를 기록해 업계 평균 15.85%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연체율 5.84%,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6.36%로 법정 기준(자산 1조원 이상 8%)은 충족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OK저축은행의 ‘투자 중심’ 행보는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저축은행 건전발전 방안’을 통해 대형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 한도를 기존 대비 최대 두 배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관련 전략을 뒷받침할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해당 정책이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가증권 투자 확대는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대형사에 유리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법적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유가증권 운용이 가능하며 정부 역시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다만 유가증권 운용을 위해서는 고액 연봉의 전문 인력과 전산 인프라 등 시스템 유지를 위한 비용이 발생되기 때문에 중소형사보다는 자본력이 있는 대형사에 맞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적 한도 내야 할지라도 저축은행의 본업인 서민 대출은 소홀히 하면서 투자 비중만 늘어나는 건 경계해야 한다”면서 “당국이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투자 한도를 늘려준 취지가 자칫 서민 대출 위축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밀한 균형 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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