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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김은선 기자 |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향미유, 버터풍미 같은 낯선 용어들이 등장한다. 모두 식품공전 안에서 관리되는 합법적 식품 유형과 표시 기준이다. 다만 소비자가 이를 얼마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간장이 대표적 사례다. 소비자 상당수는 ‘진간장’이라는 이름에서 발효 중심의 양조간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시중 제품 상당수는 양조간장과 산분해간장을 혼합한 ‘혼합간장’이다. 산분해간장은 대두 단백질 등을 분해해 만드는 화학 처리 방식의 간장이다.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 혼합간장 원료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원재료와 식품 유형은 제품 뒷면에 표기돼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제조 방식 차이를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장류업계에서도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 표시 체계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이어지는 이유다.
참기름도 비슷하다. 외식업계와 업소용 시장에서는 향미유 제품이 폭넓게 사용된다. 향미유는 대두유나 옥배유 등에 참깨 향 등을 더한 제품이다.
실제 제품에는 ‘참향기름’ ‘참맛기름’ 같은 이름도 흔하다. 식품 유형은 분명 ‘향미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참기름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과거 ‘참(진한)기름’ 같은 표현 제한을 추진했던 것도 소비자 혼동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최근 논란이 된 ‘버터맥주’ 사건 역시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제품명과 광고에서는 버터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실제 원재료에는 버터가 포함되지 않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최근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핵심 쟁점 역시 소비자가 실제로 버터가 들어간 제품으로 인식했는지 여부였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이유는 있다. 대량 생산과 원가, 균일한 맛 구현 등을 고려하면 다양한 가공 원료와 향료 사용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현행 식품 표시 기준 역시 이를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식품 표시제의 목적이 단순히 ‘적혀 있다’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인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제품 전면에 ‘혼합간장 사용’ ‘향미유 제품’ 같은 핵심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표시하거나, 식품 유형 설명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바꾸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식품은 점점 정교해지는데 소비자가 이해해야 할 식품의 언어는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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