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K뷰티 호황 속 ‘나홀로 역성장’… 이선주 사장의 전략은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4-16 10:18:58
화장품 적자 전환 직격탄…중국 의존 구조 한계 드러나나
가격 인상에도 화장품 매출 5000억 감소…비중 42%→37% 하락
영업이익 62.8% 급감…지난해 순손실 858억원 적자 전환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LG생활건강이 K뷰티 산업 성장 흐름과 달리 실적 부진을 이어가며 ‘나홀로 역성장’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황 부진보다는 사업 구조와 전략의 미스매치가 본질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LG생활건강 사옥 전경/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조3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62.8% 급감했다. 4분기에는 영업손실 72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까지 발생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회사는 당기순손실 858억원을 기록하며 약 1000억원에 달하는 마이너스 성적표를 보여줬다. 

 

▲ LG생활건강의 5년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변동 /자료=LG생활건강 투자 정보

 

실적 하락의 핵심은 화장품 사업이다. 화장품 매출은 2조8506억원에서 2조3500억원으로 약 5000억원 감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고, 4분기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매출 구조는 뷰티 37%, 생활용품(HDB) 35%, 음료(리프레시먼트) 28%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화장품 부문은 매출 비중이 전년 41.8%에서 36.9%로 하락하며 3개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축소됐다.

 

▲LG생활건강 화장품(Beauty) 부문 매출 비중은 전년비 약 5%(4.9%) 줄었다.

 

특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매출 비중이 줄었다는 점에서 단순 수요 둔화가 아닌 구조적 경쟁력 약화 신호로 해석된다.

 

4분기 실적 부진과 관련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희망퇴직과 면세 물량 조절 등 일시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라며 “세부 비용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주요 제품 가격변동 현황/표=DART

 

문제는 업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K뷰티 산업은 북미·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화장품 수출도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 역시 글로벌 확장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다만 성장 방식은 달라졌다. 과거 중국 수요와 면세 채널, 럭셔리 브랜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과 가성비·인디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과 SNS 기반의 빠른 제품 출시와 바이럴 마케팅이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LG생활건강은 이러한 변화에 상대적으로 늦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 등 고가 브랜드와 중국 중심 사업 구조가 최근 시장 흐름과 맞지 않으면서 실적 하방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시장에서는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현지 브랜드 선호가 높아지며 경쟁 환경도 악화됐다.

소비자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중국 VIP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글로벌 MZ세대를 중심으로 성분, 가격, SNS 후기 등이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는 낮아지고 제품 중심 소비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의 부진은 단순한 실적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전략 미스매치 성격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과 해외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 중인 만큼 단기 반등보다는 점진적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는 “(중국 사업 관련해)브랜드 건전성 제고를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채널로 전환 등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열린 제 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선주 사장은 “과학 기반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뷰티·헬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고성장 지역과 채널 중심으로 10대 핵심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오는 2026년을 성장 전환의 해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사업의 부진을 극복하고 실적 반등에 성공한 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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