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의약품 사재기 조짐… 제약업계 주문 제한 나섰다

산업 / 전인환 / 2026-04-14 17:57:25
유한양행·한미약품·JW신약, 주문 승인·물량 관리 강화
포장재·의료 소모품 수급 우려에 가수요 차단 나서
제약업계 “당장 공급 차질은 없어… 상반기까지는 관리 가능”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료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자 제약업계가 병·의원과 약국의 과잉 주문 차단에 나섰다. 의약품 포장재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주문 승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물량 관리에 들어갔다.

 

▲ 서울dml 한 대형 병원에 수액 상자들이 보관돼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주부터 대중적 해열진통용 주사제 아세트아미노펜 주문이 200개 이상 들어오면 영업부서장 승인을 거쳐 출하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수액제도 500개 이상 주문에 대해서는 별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수액백 형태 제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재고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

한미약품그룹도 JVM 자동조제기 포장지 공급량을 약국별 직전 3개월 평균 사용량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포장지 주원료인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수요와 물량 쏠림을 막기 위한 조치다.

JW신약은 사재기 등 과주문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영양수액류 도매 출하를 제한하는 등 내부적으로 관리 방안을 공유하는 중이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이러한 조치에 나선 이유는 약 자체의 생산 차질보다 포장재와 의료 소모품 공급망 불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나프타를 비롯한 원료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공정의 기초 원료로, 이를 바탕으로 생산되는 합성수지와 플라스틱은 수액백과 약포지 등 의약품 포장재에 쓰인다.

이 같은 공급망 불안이 일부 고객사의 선주문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실제 공급 부족보다 불안 심리가 먼저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액제 등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지난 2일 JW중외제약, HK이노엔, 녹십자MS 등 수액제 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생산 차질 가능성과 재고 현황을 점검했다.

이후 6일과 8일에는 주사기·주사침·포장재·수액세트 제조업체들과 연이어 만나 원부자재 수급 불안이 실제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검하고, 업계의 애로사항과 대응 필요 사항을 파악했다.

업계는 아직 심각한 공급 차질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잉 주문이 확산하면 일부 품목에서 현장 체감 부족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제약사들의 한시적 주문 제한과 정부의 현장 점검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장재는 통상 2~3개월치 수준의 예비 물량을 두고 관리하고 있어 당장 심각한 공급 차질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상반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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