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저축은행 유가증권 5배 급증…‘우회지원 수사’ 시기와 겹쳤다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8-12 18:45:09
2022년 4분기 871억→4461억…경찰 수사 3000억 의혹과 직접 연관성은 미확인

▲ 다올투자증권.[연합뉴스]

 

다올투자증권 우회지원 의혹 수사가 그룹 최고 경영진으로 향하는 가운데, 의혹 시기 다올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액이 급증한 사실이 공시에서 확인됐다. 경찰이 들여다보는 자금 운용과 직접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 자산 구성이 크게 달라진 만큼 투자 내역과 승인 구조가 핵심 확인 대상으로 떠올랐다.


12일 다올저축은행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2022년 9월 말 871억원이었던 유가증권 보유액은 같은 해 12월 말 4461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412.2%다. 한 분기 만에 유가증권 규모가 5.1배로 커졌다.

같은 기간 현금·예치금은 5138억원에서 4563억원으로 575억원 줄었다. 대출채권도 3조9253억원에서 3조8382억원으로 871억원 감소했다. 다만 현금·예치금과 대출채권 감소분이 유가증권 투자로 직접 이동했다는 근거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 자산 변화가 주목되는 것은 경찰 수사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경찰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다올투자증권이 계열사인 다올저축은행 자산 약 3000억원을 동원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 6일 김정수 다올저축은행 대표도 같은 혐의로 조사했다. 김 대표는 2022년 다올저축은행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경찰은 김 대표에 이어 이 회장까지 조사하면서 문제의 자금 운용 과정에 그룹 최고 의사결정 라인이 관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수사의 쟁점은 다올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운용이 정상적인 투자였는지, 실질적으로 최대주주였던 다올투자증권을 지원하기 위한 거래였는지다. 경찰은 다올저축은행이 다른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등에 자금을 맡기고, 이를 통해 다올투자증권이 발행하거나 보유한 채권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우회 지원이 이뤄졌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저축은행 지분 60.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상호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의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거래가 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공시상 유가증권 증가액 3590억원과 경찰이 수사 중인 약 3000억원을 같은 자금 흐름으로 볼 수는 없다. 3590억원은 2022년 9월 말과 12월 말의 유가증권 보유잔액 차이다. 반면 경찰 수사 대상 규모는 구체적인 거래 내역을 기준으로 별도 산정된 금액이다. 기준이 다른 만큼 두 숫자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그럼에도 2022년 4분기 다올저축은행의 자산 구성이 급격히 바뀐 점은 확인된다. 현금·예치금과 대출채권이 줄어든 사이 유가증권만 대규모로 늘었다. 저축은행의 주요 수익 기반이 대출채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유가증권 확대가 어떤 투자 판단과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수사 대상 거래가 랩어카운트나 특정금전신탁을 거쳤다면, 공시상 유가증권 증가분에 어떤 형태로 반영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투자 대상이 다올투자증권이 발행한 채권인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채권인지, 또는 다른 금융상품을 통한 간접 투자였는지도 향후 규명 대상이다.

이해상충 검토 여부도 쟁점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당시 다올저축은행의 최대주주였다. 저축은행 자금이 최대주주와 관련된 채권 매입에 쓰였다면, 해당 거래가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규정에 해당하는지와 별개로 내부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다올저축은행 측은 유가증권 증가 배경과 수사 대상 거래와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금융감독원의 위법사항 통보를 계기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3월 다올투자증권과 다올저축은행 등을 압수수색했고, 6월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두 회사 전·현직 임원을 차례로 불러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경위를 조사해 왔다.

경찰 수사가 김 대표에 이어 이 회장 조사로 확대되면서 2022년 4분기 급증한 다올저축은행 유가증권의 세부 내역도 주요 확인 대상으로 떠올랐다. 공개 자료만으로 불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약 3000억원대 우회지원 의혹이 제기된 시기와 자산 구성 변화가 겹치는 만큼 당시 투자 결정 과정과 승인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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