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 스토리 ‘큐브 조작’ 징계에도 또 ‘메이플 키우기’ 확률 논란

게임 / 황세림 기자 / 2026-01-28 17:39:03
어빌리티·공속 논란 확산에 이용자단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메이플스토리’ 사태 이후 강화된 제도, 첫 적용 여부에 업계 촉각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인 메이플 키우기에서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넥슨이 또 다시 이용자 신뢰의 시험대에 올랐다. 흥행에 성공한 신규 게임에서 제기된 논란이 제도적 판단 대상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이하 게임협)는 ‘메이플 키우기’ 이용자 1507명의 참여를 받아 넥슨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 게임협은 이번 사안이 게임 관련 공정위 신고 가운데 이용자 동참 규모 기준으로는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신뢰 논란의 반복
 

▲ 넥슨의 모바일 방치형 게임 ‘메이플 키우기’/이미지=넥슨

이번 논란이 확산된 배경에는 과거 같은 IP(지식재산권)에서 발생한 신뢰 훼손 사례가 이었기 때문이다. 넥슨은 2021년 ‘메이플스토리’에서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확률을 허위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15억93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번 문제의 출발점은 게임 내 유료 재화를 사용해 변경할 수 있는 ‘어빌리티’ 능력치다. 출시 이후 약 한 달간 최고 수치 옵션이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게임 내 표기에는 별도 안내가 없었다. 이용자 문의 이후에도 충분한 설명 없이 지난달 2일 시스템이 수정됐다. 이른바 ‘잠수함 패치’ 논란이다.

여기에 공격 속도 옵션 역시 표기된 수치와 실제 체감 성능이 일치하지 않는 구조라는 분석이 뒤늦게 확산되며 불신이 더해졌다. 공격 속도가 실제로는 일정 기준을 넘어야만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구조임에도 게임 내에서는 퍼센트 수치가 연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처럼 표기돼 이용자 오인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사과문 게시…책임 인식인가 ‘꼬리 자르기’인가

▲ 넥슨이 지난 26일 ‘메이플 키우기’ 논란에 대해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사진=‘메이플 키우기’ 홈페이지

 

강대현·김정욱 넥슨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사과문을 통해 어빌리티 최대 수치 미출현 문제를 ‘설정 오류’로 설명하며 관련 소스 코드를 공개했다. 계산식에서 최대 수치 등장 확률이 ‘이하’로 설정되어야 하나 ‘미만’으로 잘못 설정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과문에서는 “서비스 초기 심각한 신뢰 훼손을 우려한 담당 책임자가 이용자에게 안내하지 않은 채 수정 패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하며 관리 책임을 인정했다.

넥슨 측은 “수정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점이 문제”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사적 관리 체계의 문제를 개별 책임으로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넥슨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공정위 신고와 관련해서는 “언론을 통해 인지했으며 현재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넥슨은 전액 환불이라는 이례적 결정을 내놨다. 출시일인 지난해 11월6일부터 이날까지 결제된 모든 유료 상품에 대해 전액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환불 신청 방법과 기간은 환불 절차에 필요한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 넥슨으로 촉발된 제도, ‘1호’ 적용 대상도 ‘넥슨’ 될까

 

▲ 넥슨 판교 사옥/사진=넥슨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제도적 상징성도 깔려 있다. ‘메이플 키우기’ 논란은 공정위 신고와 함께 게임물관리위원회 산하 이용자 피해 구제센터에도 접수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으로 이번 사건은 제1호 접수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에 따라 집단 분쟁 조정 제도가 처음 적용될 수 있는 사례로도 거론된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 위반이 고의로 인정될 경우 매출액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점도 변수다.

이들 제도는 공교롭게도 과거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과거 논란으로 강화된 규제가 다시 넥슨을 대상으로 적용 여부를 가리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철우 게임협 회장 겸 변호사는 “과거 사건은 전사적 고의에 따른 확률 조작이었다면 이번 사안은 회사가 주장하는 대로라면 관리·감독 실패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회사가 사전에 문제를 인지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고의·과실’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신뢰 회복을 위한 사과 이후 넥슨이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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