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포커스] 李대통령 금융권 직격에…은행권, 중소기업 지원·주주환원 ‘투트랙’

체크Focus / 김소연 기자 / 2025-07-30 17:50:46
시중은행,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리우대·보증연계 금융지원 확대
기업대출 늘리고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자놀이에만 몰두하지 말고 생산적 투자에도 신경 써달라”고 금융권에 당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자 수익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생산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금융권을 정조준하자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과 주주환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예대마진’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실물경제로의 자금 흐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만 몰두하지 말고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담대 대출 증가로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증가한 반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 공급은 부진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KB·하나·신한·우리)의 이자이익은 21조9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5%(2819억원) 증가했다.

다만 은행권 내부에선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시도도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7조2122억원으로 7.2%(4857억원) 증가해 증가폭 기준으로는 이자이익을 상회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KB금융은 2조7233억원, 하나금융은 1조3982억원으로 각각 10.9%, 10.0% 증가했고 신한금융은 2조2044억원으로 4.2%, 우리금융은 8863억원으로 0.1% 늘었다.

이는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인하 기조 전환 속에서 은행들이 예대마진 중심 수익 모델을 보완하고자 수수료·투자이익 등 비이자 부문을 전략적으로 키워온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노력이 실물경제로의 자금 공급 확대라는 본질적인 역할 강화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고 보고 보다 직접적인 생산적 금융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발언 이후 지난 28일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보험협회 등 주요 금융협회장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민의 비판은 금융권이 손쉬운 담보대출에만 치중한 결과”라며 “시중 자금이 인공지능(AI)·벤처·지방기업·소상공인 등 생산적 영역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건전성 규제, 회계 기준, 감독 관행 등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다. 특히 위험가중치 등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개편하고 금융회사가 실질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요구에 발맞춰 시중은행들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에 나섰다. 각 은행은 저신용·무담보 기업에 대한 보증 연계 자금 공급, 금리 우대 프로그램 확대, 지역 기반 협업 등을 통해 실물경제 회복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은 기존 8조원 규모로 운용하던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약 10조원으로 확대했다. 하반기에는 ‘중소기업 동반성장 시리즈’와 ‘KB 소상공인 동반상생 시리즈’를 본격 가동한다.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에 특별출연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환과 수출 확대를 위한 비금융 컨설팅도 제공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국가전략산업 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복합 위기 국면에서 민생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연초 수립한 기업대출 운용 목표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과 정부 정책 기조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전략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산업 기반을 담당하는 제조업 영위 중소기업, 혁신성장 품목 영위 기업, 외부 리스크로 피해를 본 기업 등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금리 지원을 확대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소호(SOHO) 고객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고 상생 및 혁신기업에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계획 범위 안에서 유연하게 운용하되 정부 기조에 적극 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노란우산 소상공인 상생지원 패키지’를 중심으로 영세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노란우산 가입 고객에게 상생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약해 최대 5000만원 규모의 운전자금 대출을 공급 중이다.

서울시와 배달앱 ‘땡겨요’와 협약을 통해 2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전용 대출도 지원하며 신용보증기금과는 2100억원 규모의 보증 협약을 체결해 기술력·수출역량을 갖춘 중소기업에 보증비율 100% 및 보증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제도적으로도 인정받아 신한은행은 30일 금융감독원이 주관한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 공모에서 해당 패키지로 우수사례에 선정돼 수상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재기와 사업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금융 솔루션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15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대출 금리우대 한도를 운용할 예정이다. 특히 신성장·첨단전략산업 등 우량 기업에 대해 여신 신규 및 만기 시점에서 우대금리를 적용,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자금 부담 없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금융우대 방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 규모를 총 4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및 17개 지역보증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약 900억원 규모의 보증대출을 공급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의 60% 이상이 비수도권에 있어 지역경제에 밀착된 자금 공급이 가능하다”며 “영세 소상공인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실물경제 지원 확대와 더불어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방어를 동시에 꾀하는 전략이다.

KB금융은 주당 920원의 현금 배당과 8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며 연간 주주환원 규모는 3조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주당 570원의 현금 배당과 8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을 발표했으며 하나금융은 주당 913원의 분기 배당과 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우리금융도 주당 200원의 분기 배당을 확정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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