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이 벌고 임종룡이 썼다?…자산 120조 늘렸지만 이익은 ‘뒷걸음질'

경제·금융 / 김소연 / 2026-04-09 11:26:30
당기순익 반등에도 2022년 손태승 체제 3.3조원 벽 못 넘어
ROE(자기자본이익률) 11.5% → 9%대로 하락…회장 복리후생은 270%↑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최초 연임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임종룡 2기’ 체제가 출범했지만 성적표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후 자산 규모를 600조원대로 확대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자본효율성을 나타내는 ROE(자기자본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해 ‘성장과 내실’ 간 괴리가 부각되고 있다.
 

화려한 연임 타이틀 뒤에 숨겨진 ‘저효율 경영’의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임종룡 2기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여겨진다. 

 

▲ (왼쪽부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전 회장/사진=연합뉴스

2023년 취임한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ABL생명 인수 등을 통해 그룹 자산을 2022년 480조4744억원에서 지난해 601조4573억원으로 약 25% 확대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달리 핵심 경영 지표를 들여다보면 임 회장 체제의 지난 3년은 전임 손태승 전 회장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의 성과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자공시 기준으로 보면, 손 전 회장의 마지막 임기였던 2022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324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임 회장 취임 첫해인 2023년에는 2조6260억원으로 21% 급감했으나, 2024년 3조1710억원, 지난해 3조2275억원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3년간 실적은 단 한 차례도 2022년 정점을 넘어서지 못한 상태다.
 

ROE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2022년 11.54%에 달했던 ROE는 임 회장 취임 이후 8~9%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기준 9.37%를 기록하며 전임 체제 대비 약 2.17%포인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표상 수익성이 악화했음에도 경영진의 보수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임 회장의 보수 총액은 11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급여 8억5000만원, 상여 3억3200만원 그리고 복리후생비 등 기타 소득으로 1100만원이 지급됐다. 이는 2024년 보수 총액인 11억3700만원(급여 8억5000만원, 성과급 2억8400만원, 복리후생비 300만원)과 비교해 약 5600만원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보수 수준은 전임 손태승 회장 시절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손 전 회장은 재임 당시 ▲2020년 11억원(급여 8억원, 성과급 2억9900만원, 복리후생비 100만원) ▲2021년 11억1200만원(급여 8억원, 성과급 3억1000만원, 복리후생비 200만원) ▲2022년 12억200만원(급여 8억5000만원, 성과급 3억4900만원, 복리후생비 370만원)을 수령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복리후생비 등 기타소득의 가파른 증가세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19년 이후 100만~300만원 수준에 머물던 복리후생비는 지난해 1100만원까지 급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70% 늘어난 규모다. 수익성 둔화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를 위한 복지 혜택은 오히려 대폭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비록 임 회장의 보수가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절대 액수보다 성과 대비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그룹의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이 전임 체제의 정점 대비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억 원대에 달하는 상여금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2기 경영 전략으로 AX(인공지능 전환) 가속화와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을 제시했다. 지난 3년을 ‘성장의 기반을 구축한 시기’로 규정한 만큼 향후 3년은 외형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다.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보험사 인수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이 이익 창출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확대된 조직은 성장의 동력이 아닌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형 성장과 내실 개선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임종룡 2기’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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