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3억원 저가 주택, 'HUG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어려워

산업 / 양지욱 / 2023-09-12 17:16:37
KDI 분석, 공사가 5000만원 이하 전세가율 137~151%, 5억원 이상 67~73%
전세가율 높을수록 보증금 미반환 위험 커…저가 주택 보증금 사고 더 위험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의 마지막 보루인 '전세금 반환 보증제도'가 저가의 연립·다세대 주택일수록 가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보증사고가 급증하자 올해 5월 반환보증의 가입요건을 강화해서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2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 개선방안'에서 전세금 보증반환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증료율의 현실화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서울 구로구 빌라,다세대 주택지역<사진=양지욱 기자>

문 연구위원은 지난해 전월세 실거래와 공시가격을 토대로 공시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을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2022년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137%,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은 151%였다. 반면 공시가격 5억원 이상에서는 아파트 전세가율이 67%, 연립·다세대가 73%였다.


결국 임대보증금이 반환되지 못할 위험은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커지기 때문에, 저가의 주택일수록, 아파트보다는 연립·다세대주택일수록 더 높은 셈이다. 즉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저가의 연립·다세대 주택일수록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사고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 저가주택은 반환보증가입에 취약…보증료율 현실화·전세대출보증의 축소 제안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의 경기침체와 함께 깡통전세,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 사고 건수가 급증하자 정부는 올해 5월부터 반환보증의 가입요건을 공시가격의 126%로
강화했다. 기존에는 공시가격의 150%까지 가능했다.

이로 인해 현재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못하는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1억3000만원이었다. 대부분이 공시가격 3억원 미만의 저가 주택이라는 게 문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문 연구위원은 이에 따른 대책으로 보증료율의 현실화 시키고 차등화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보증료율 현실화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보증기관의 재정 부담을 경감해 반환보증 가입 대상의 축소를 방지하는 등 취약계층의 보증금을 충분히 보호하자는 취지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보증료율은 다른 보증상품에 비해 낮으며, 실제 보증사고율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실제 손실률을 고려해 보증료율을 현실화할 필요성 크다고 언급했다.


현재 임차인이 가입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료율은 0.1∼0.15%로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잔액 대비 변제금액 비율인 보증사고율(1.55%)보다 낮다.


다만 보증료율을 현실화할 경우 전세가율이 높은 저가주택의 보증료율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임대인의 상환능력 등을 고려한 보증료율 차등화 등도 필요하다고 문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전세대출보증의 축소도 제안했다. 전세대출을 보증해주는 전세지원이 전세대출, 즉 가계부채를 늘리고 전세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임차인이 대여한 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제 3자에게 보관하게 하는 혼합보증제도(에스크로 제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연구위원은 혼합보증제도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면서 소위 '갭투자'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를 활용해 전세가율이 LTV 이상인 경우, 해당 비율만큼 반환보증으로 보호하고 그 이상은 임차인이 대여한 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제3자에게 보관하게 해 보증금을 보호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연구위원은 이외에도 "전세제도 보완책으로 전세관련 보증제도 통합과 부동산중개인의 의무와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