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집값 반등 조짐에도 올해 더 떨어질 것이란 한은...왜?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3-03-09 16:38:44
한은, 높은 금리수준과 주택가격 하락 기대감 높아 추가 하락 관측
매매·경매·분양시장은 활기 되찾아...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변수
▲ 정부 규제완화 효과에 힘입어 서울아파트를 시작으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효과에 힘입어 집값이 바닥을 찍고 되살아날 조짐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러가지 환경을 종합할 때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 경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특히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기 위해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해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주목된다.


9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3월) 안에 담긴 '최근 부동산 부문 관련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크게 높아진 금리 수준과 주택가격 하락 기대감, 주택경기 순환 주기 등을 고려할때 올해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020년 이후 소득 등 경제 여건과 괴리된 상태로 집값이 큰 폭 상승, 조정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돼 1년 가까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소득이나 사용 가치 등과 괴리돼 있어 추가 하락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 한은 "집값 하락 기대심리가 하방 요인 작용"

한은은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의 지속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하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집값 하락 기대 심리가 계속 이어지며 주택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다.


한은은 최근 매매 및 전세가격의 동반 하락이 주택경기 둔화 및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의 심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정권 말기 부동산 대 호황기에 누적된 갭투자 주택 물량에 대해 임대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설 경우 주택가격 하방 압력을 보다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매 가격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임대보증금보다 낮아질 경우 임차인들의 리스크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주택 갭투자 건수는 지난 2020년 12월 수도권이 2만2420건, 지방이 4790건에 달했지만, 지난해 9월에는 각각 1670건과 600건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분양시장의 경우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사업 초기 사업장은 고금리 부담, 공사원가 상승, 금융기관 PF 대출 취급 기피 등으로 일부 지연 및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완공 전 사업장의 경우도 미분양 재고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주택 시장 변화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통화정책에 관해서도 매파적 성향을 드러냈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여전히 목표수준(2%)를 크게 상화하고 있고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만큼 긴축기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유류세 조정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주요 선진국보다 더디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중국의 리오피닝(경제활동재개,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통화정책 등으로 향후 물가 둔화 속도와 물가 목표(2%) 수렴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규제완화 효과...송파아파트 11개월만에 상승 반전

이처럼 한은이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음에도 불구, 올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시장은 점차 바닥을 찍고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24%)보다 낮은 0.21% 떨어지며 4주 연속 낙폭이 둔화됐다. 송파구의 경우 아파트값이 11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급매물 거래가 늘어나며 일부 대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 낙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상 현재까지 신고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45건이다. 2월 거래된 주택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월 거래량이 2천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의 중요한 지표중 하나인 아파트 경매시장도 확연히 활기를 찾고 있다. 

 

9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8.1명으로 2020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아파트 경매 응창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를 알리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서울 지역 역시 평균 응찰자 수는 8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작년 10월(2.6명) 이후 꾸준히 늘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시장 한파로 함께 꽁꽁 얼어붙었던 아파트 경매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낙찰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경매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 75.8%에서 2월 74.6%로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2년 8월 이후 10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낙찰률도 33.1%로 여전히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지옥션측은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9억원 미만 일부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면서도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탓에 낙찰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집값 등락의 최대 변수

'혹한기'에 빠졌던 분양시장도 완연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효과로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이 차츰 회복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3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전월(71.1)보다 2.5포인트 오른 73.6으로 상승했다고 9일 밝혔다.


주산연은 "서울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정책과 금융권 금리인하 조정, 대출규제 완화, 지수 저점 인식이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지표 상으로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지만, 이것이 꼭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집값 추가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하방리스크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년 가까이 이어져 온 집값 급락과 거래절벽 현상이 고금리에서 비롯됐다고 볼 때,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기준금리 변동에 대한 대체적인 전망은 추가 인상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지난 2월 금리를 동결했던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25% 인상(베이비스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소비자 물가가 4%대에 진입하는 등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결정적으로 미국 연준이 이달 FOMC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미국이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간의 기준 금리차가 1.75%로 크게 벌어지고, 자본의 이탈, 원달러환율 상승 등의 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어 한은측이 결국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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