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8월 성적표, 매출보다 원가율이 관건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7-28 16:25:41
㈜동서 1분기 매출 5% 늘었지만 영업이익 11.7% 감소
가격 인상 효과 약화…원두값·환율·판매량이 변수
▲ 동서식품 본사 전경.[동서식품]

 

동서식품의 상반기 성적표는 매출보다 원가율에서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두 차례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원두 가격과 환율 부담으로 원가율이 상승했다. 올해 2분기부터는 가격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도 약해진다. 8월 공개될 반기 실적에서 원가율과 판매량, 지분법이익이 얼마나 개선됐는지가 핵심이다.

동서식품은 비상장사여서 분기 잠정실적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동서식품의 실적은 지분 50%를 보유한 상장사 ㈜동서의 분기·반기보고서에 관계기업 요약 재무정보와 지분법손익 형태로 반영된다. ㈜동서의 연결 실적과 동서식품의 실적을 구분해 봐야 하는 이유다.

㈜동서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13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36억원으로 1%대 줄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약 9.1%에서 올해 7.7%로 1.4%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매출 증가보다 원가와 비용 증가 폭이 컸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를 동서식품의 1분기 실적으로 볼 수는 없다. 동서식품의 이익은 ㈜동서의 순이익에 지분법손익으로 반영된다. ㈜동서의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의 네 배를 웃도는 것도 동서식품 등 관계기업 이익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8월 반기보고서에서는 ㈜동서의 연결 매출보다 동서식품의 순이익과 지분법이익 변화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8105억원, 영업이익 17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1%, 1.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684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9%였다.

가격을 올렸는데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1% 안팎에 그쳤다. 가격 인상 효과가 원재료비 상승과 판매량 감소, 제품 구성 변화에 상당 부분 상쇄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동서식품의 매출원가율은 2024년 66.0%에서 지난해 71.4%로 5.4%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는 광고비 등을 줄여 영업이익을 방어했지만 순이익 감소는 막지 못했다. 상반기 원가율이 더 높아졌는지, 가격 인상과 원두 가격 하락 효과로 정점을 통과했는지가 이번 실적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판매량도 살펴봐야 한다. 동서식품은 2024년 11월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8.9% 올린 데 이어 지난해 5월 30일부터 다시 평균 7.7% 인상했다.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평균 9%, 즉석음용음료는 평균 4.4% 올랐다.

올해 1분기는 지난해 5월 가격 인상분이 비교 대상인 전년 1분기에 반영되지 않아 가격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부터는 인상 가격이 일부 반영됐다. 올해 2분기부터 매출을 끌어올린 가격 효과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1분기보다 둔화했다면 판매량 감소나 할인·판촉 확대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매출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이익률까지 올랐다면 가격 인상이 원재료비 부담을 흡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두 가격 하락이 실제 원가에 반영됐는지도 변수다. 국제커피기구의 종합 커피가격지수는 올해 6월 파운드당 평균 248.90센트로 전달보다 2.8% 하락했다. 6월 9일에는 약 2년 만의 최저 수준인 231.96센트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월말에는 다시 272.39센트로 올라 변동성이 이어졌다.

국제 원두 가격이 하락해도 매입 원가가 곧바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 높은 가격에 사들인 재고가 먼저 생산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원두 구매 시점과 재고 회전 속도에 따라 원가 개선은 3분기 이후에 나타날 수 있다.

환율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3월 이후 1400원대 후반으로 올랐고 4월에는 한때 1500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원두와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를 수입하는 동서식품으로서는 원두 가격 하락 효과가 원화 약세에 상쇄됐을 가능성이 있다.

비용을 줄여 이익을 지켰는지도 봐야 한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원가 상승에 대응해 광고비를 축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광고·판촉비를 줄였다면 영업이익이 유지됐더라도 수익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가율이 낮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관리비만 줄인 이익은 신제품 출시나 시장 방어를 위해 비용을 다시 늘릴 경우 감소할 수 있다.

카누와 맥심 등 주력 제품의 판매량과 즉석음용·캡슐커피 성장률, 시리얼 등 비커피 제품의 매출 기여도도 확인 대상이다. 신제품이 매출 확대를 넘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는지가 중요하다.

식품업계의 영업 환경도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식품산업 경기 현황지수는 93.3으로 1분기 94.2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내수 부진과 원재료 구매비 상승이 식품업계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동서식품의 8월 성적표는 가격을 얼마나 올렸는지가 아니라 가격 인상분이 원가 상승분을 넘어섰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될 전망이다. 매출이 늘고 원가율이 낮아지면서 판매량까지 유지됐다면 수익성 회복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매출 증가에도 순이익과 지분법이익이 정체됐다면 원두와 환율 부담이 하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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