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KT 대표후보 윤경림, 주총 1주 앞두고 중도하차...왜?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3-23 16:10:01
정부여당 '이권카르텔' 압박과 대주주 국민연금 '비토'에 결국 '백기
KT, 주총 후 새 대표선임 원점서 재개...당분간 '리더십공백' 불가피
전현직 KT출신 선임 어려울듯...외부 통신 전문가 영입 가능성 커져
▲KT의 차기대표로 선임된 윤경림 사장이 외압을 견디지 못해 주총 1주일 앞두고 결국 중도하차했다. <사진=KT제공>

 

KT의 차기대표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주주총회를 1주일 앞두고 중도하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이 결여됐다며 정부와 여당의 강한 압박에 고민해온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는 22일 KT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현했다.


KT 이사진은 윤 후보에게 회사를 생각해서 주총까지 완주해달라며 강하게 만류했으나 윤 후보가 사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사회는 23일 윤 후보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로써 이달 31일 오전 9시 서초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리는 제41회 KT 정기주총은 초유의 대표이사 공백 속에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후보의 중도하차로 KT 이사회는 주총 후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에 따라 후보자 공모-3~4배수 후보 압축-면접심사-최종 후보 선임-임시주총 승인 등 일련의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 국내 간판 통신기업인 KT가 최소 3개월 이상의 리더십 공백이란 초유의 사태를 피할 수 없게됐다는 의미다.

■ 정부와 여당의 집요한 압박 부담감에 '두손'

구현모 대표가 연임을 포기, KT 이사회가 공개 경쟁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나선 후 34 대 1의 경쟁률 을 뚫고 지난 7일 최종 후보로 선임된 윤 후보가 보름만에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윤 후보의 사임 배경엔 다양한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의 집요한 압박이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T측은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후보군 4명으로 압축된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KT지배구조위원회에서 엄선했다는 4명의 후보들이 전원 KT맨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4명의 최종 후보군은 윤 후보를 필두로 박윤영 전 KT기업부문장 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 부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등 전원이 KT전현직 임원들로 채웠다.


이후 4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개별 심층 면접을 거쳐 윤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 이사회가 이달 7일 윤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 그리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KT 차기 대표 선임 절차와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KT와 이사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월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가 완전히 분산된 기업들은 과거 공익에 기여하는 기업들이다"라고 전제하며 "때문에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총 벽 통과해도 가시밭길" 우려에 끝내 포기

전현직 KT맨들이 돌아가면서 경영권을 나눠먹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후 정치권의 부정적 시선 속에 전혁 KT출신들로 구성된 4인의 후보군이 발표되자 정치권에서 '이권 카르텔'이라며 KT이사회의 차기 대표선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놔왔다.


KT이사회는 이에 아랑곳없이 윤 후보를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선임했고 주총 표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KT 대주주인 국민연금측이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천명, 주총 표대결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됨에도 KT측은 정부와 정치권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주총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KT외부의 생각은 달랐다. 정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통신사업자인 KT가 현 정권의 뜻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을 극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설령 윤 후보가 주총 표대결에서 승리해도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최종 대표로 정식 선임된다 할지라도 향후 KT 경영과정에서 사사건건 정부와 여당의 반발에 부딪혀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 저간의 사정이다.

 

▲KT로고이미지
최종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임되자마자 ‘지배구조개선TF’(가칭)를 구성하고 CEO로서 실질적인 KT경영에 착수한 윤 후보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 후보는 "소유분산 기업의 건강한 지배구조를 구축,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으나, "이대로 계속 가다간 KT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회사 안팎의 압박에 결국 두 손을 들고 만 것이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윤 사장의 대표 선임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을 내면서 윤 사장에 힘을 실어줬지만, 윤 후보의 사의의 뜻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 3개월여 '리더십공백' KT, 차기대표 선임에 관심

윤 후보의 중도하차에도 불구, KT측이 이번 정총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 밝힌 가운데 이제 모든 관심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차기 KT 댜표이사 선임 절차와 과정에 쏠려있다.


업계에선 KT 차기대표 선임과정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만큼 대표인선자문단부터 새롭게 구성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당초 KT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 분야의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단 맴버는 권오경 현 한양대학교 석좌교수, 前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주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신성철(과학기술협력대사, 前 KAIST 총장), 정동일(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前 기획예산처 차관) 등이다.


특히 KT출신들이 돌려맡는다는 비판적 시각을 감안, 비 KT출신 전문가의 영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KT출신이 다시 최종 후보를 선정될 경우 윤 후보의 전철을 밟은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와 여당이 KT출신이 다시 대표를 맡는 것에 노골적인 불만과 압박을 가했던만큼 KT이사회의 또다시 KT맨을 최종후보로 선임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현정권의 입맛에 맞는 외부인사를 대표를 선임하란 무언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씁쓸하다"고 강조했다.


구현모대표가 연임의사를 밝혔다가 중도 포기하고, 정식 차기대표 선임절차를 통해 최종후보로 낙점된 윤 후보마저 낙마함에 따라 난감한 입장에 처한 KT의 차기대표로 누가, 어떻게 선임될 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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