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우즈벡 전략 달라졌다

경제·금융 / 김지영 기자 / 2026-09-17 15:47:56
KB는 현지은행 인수, 하나는 지분투자, 우리은행은 합병
신한, 법인 인가 전 금융기관·PF 거래 기반부터 확보
국영은행 자산 62%…실제 자금집행이 성과 가를 듯
▲ 신한금융 본사 전경.[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대표이사 회장 진옥동)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현지법인 설립과 금융거래 기반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다. 법인을 세운 뒤 영업을 시작하는 대신 인가 단계부터 금융기관과 프로젝트 사업자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금융기관에 최대 2억달러 규모의 자금지원 한도 설정을 추진한다. 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 분야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공동 발굴한다.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은 별도로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2억달러 규모보다 진입 순서다. 신한금융은 법인 인가를 기다리는 동안 정부와 금융기관, 프로젝트 사업자와 거래 기반을 먼저 만든다. 법인 출범 직후 기업금융과 PF를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셈이다.

다른 금융그룹은 해외시장에서 현지 영업망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을 주로 택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한 뒤 2020년 지분을 67%까지 높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기존 고객과 점포망을 한꺼번에 가져오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 1조148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했다. 경영권 인수 대신 현지 대형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인수한 뒤 기존 현지법인과 합병해 2015년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다.

신한금융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다른 길을 택했다.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먼저 확보하지 않고 법인 설립과 금융거래 발굴을 함께 추진한다.

우즈베키스탄 금융시장 구조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지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영은행이 전체 은행 자산의 62%, 대출의 65%를 차지한다. 정부와 국영 금융기관을 통한 기업·인프라 금융의 비중이 큰 시장이다.

경제 성장도 빠르다. IMF는 우즈베키스탄 경제가 지난해 7.7%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6%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이 소매금융보다 기업금융과 PF를 먼저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큰 단위의 금융거래를 먼저 확보한 뒤 현지법인을 기반으로 소매금융과 카드 등 그룹 사업을 붙일 수 있다.
다만 아직 성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2억달러는 실제 집행액이 아니라 설정을 추진하는 한도다. PF 사업도 확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볼 숫자는 명확하다. 실제 자금 집행액과 PF 확보 규모, 현지법인 설립 이후 이를 얼마나 빠르게 수익자산으로 연결하느냐다.

신한금융의 우즈베키스탄 전략은 법인 설립 자체보다 초기 거래 기반 확보에 초점이 있다. 2억달러 금융한도와 PF가 실제 자산으로 이어지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장수과자에 ‘방송·카페’ 입혀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장수과자에 ‘방송·카페’ 입혀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가 장수 제품에 방송과 카페 트렌드를 접목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예능 속 디저트를 찰떡아이스로 구현했고, 해태제과는 인기 과자에 라떼와 밀크티 풍미를 더했다.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가 tvN 예능 ‘우주떡집’과 협업한 ‘찰떡아이스 IN 우주떡집 흑임자인절미’ 초도 물량 약 50만개는 출시 닷새 만에 팔렸

    2
    현대차 HMGMA 80만대 검토, 다음은 부품…모비스·트랜시스 증설 주목

    현대차 HMGMA 80만대 검토, 다음은 부품…모비스·트랜시스 증설 주목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최대 80만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다음 과제는 완성차 조립라인보다 부품 공급망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HMGMA에 붙어 있는 현대모비스의 배터리시스템·주요 모듈 생산능력은 연 30만대, 현대트랜시스 시트는 42만대 규모다. 현대제철의 현지 강판 가공능력도 향후 40만대분까지

    3
    [건설업 소식] GS·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대우·쌍용·한화 건설부문·대보

    [건설업 소식] GS·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대우·쌍용·한화 건설부문·대보

    건설업계가 정비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수주부터 리모델링, 스마트건설, 주택 공급까지 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하루 동안 1조원이 넘는 재건축 사업 계약을 알렸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총사업비 2조원대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정비·리모델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은 인공지능(AI)을 활용

    4
    호르무즈 파병 논란, 정유·해운·석화 원가 변수로

    호르무즈 파병 논란, 정유·해운·석화 원가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가 외교안보를 넘어 국내 산업의 원가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파병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11월 이후 원유 물량까지 미리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정유·석유화학·해운업에는 파병 자체보다 호르무즈의 불안이 유가와 운송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10일 국회는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

    5
    SK그룹, AI 메모리 끝 아냐…데이터센터~정유공장까지

    SK그룹, AI 메모리 끝 아냐…데이터센터~정유공장까지

    SK그룹의 인공지능(AI) 전략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정유·화학 공장의 AI 전환까지 넓어지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메모리 판매에만 가두지 않고 AI가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한 뒤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 구조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SK AI 데이터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