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출자 3% 이상 줄어...업계 "펀드조성 늘어봤자 투자는 위축" 불만 가중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 R&D 제도 혁신 방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벤처펀드 조성액이 매년 늘어나면 뭐합니까? 늘어나는 만큼 벤처기업에 대한 실제 투자가 늘어나야 의미가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펀드 규모를 늘리는데 촛점을 두지말고 적어도 정책자금을 받아서 만든 벤처펀드만큼이라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투자촉진책이 반드시 나와야 합니다."
펀드조성은 계속 늘어나는데, 벤처투자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는 바이오 벤처기업 A사 사장의 말이다. 이 사장은 "정부의 벤처부양 정책에 따라 펀드 출자금이 늘면서 벤처자본 시장을 눈에 띄게 커지고 있지만, 실제 벤처투자는 그에 훨씬 못미친다"며 "투자는 소극적으로 하며 펀드만 늘려가는 현 상황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 국내 벤처펀드 결성액이 지난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10조원을 돌파했다. 한 해 벤처펀드 결성 총액이 10조대에 진입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정책 금융과 개인 출자 비중은 전년대비 소폭 하락
1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은 2021년에 비해 13.0% 증가한 1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벤처펀드 결성액이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분기별 결성액은 1분기 2조7천억원, 2분기 1조9천억원, 3분기 2조7천억원, 4분기 3조5천억원으로 1∼3분기는 같은 분기 최대 실적이었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68.1%에서 2분기 46.5%, 3분기 3.3%로 떨어지더니 4분기에는 13.0% 줄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을 출자자별로 보면 민간 부문이 전년 대비 19.8% 증가한 8조110억원으로 전체 출자액의 74.7%를 차지했다. 정책금융 출자액은 3.3% 감소한 2조7천176억원, 개인 출자액은 1조2천931억원으로 전년보다 10.6%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민간부문이 전체 펀드결성액이 늘어나는데 크게 한 몫한 셈이다.
이처럼 벤처펀드 규모는 눈에 띄게 늘어났음에도 벤처투자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5조3752억원으로 전년동기(5조3153억원) 대비 고작 1.1% 증가했다.
이마저도 작년 1~2분기에 역대 최대 투자 실적을 기록한 때문일 뿐 고금리 기조가 본격화된 3분기엔 40.1% 급감했다. 4분기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현상은 증시부진과 금융불안이 IPO(기업공개) 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키면서 벤처캐피털들(VC)이 투자를 매우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업계 관걔자들은 "정책금융 출자가 늘어나면서 VC들이 주머니만 두둑히 채울 뿐 도무지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특히 VC들이 IPO 시장이 위축됐다는 이유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VC는 투자에서부터 회수가까지 3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데, 당장에 IPO시장이 얼어붙고, 증시가 침체된 것과 무슨 관계가가 있냐는 볼멘소리를 낸다.
펀드규모만 커졌을 뿐 투자는 갈수록 위축
중기부는 이에따라 지난해 11월4일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한 이후 올해 첫 모태펀드 출자사업부터 벤처투자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본격 도입했다.
중기부는 올해 1차 정시출자금 1835억원을 배정하면서 신속한 투자 집행으로 투자 목표율을 달성한 운용사에게 △관리보수 추가 지급 △성과보수 우대 지급 △모태펀드 출자사업 선정 시 가점부여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투자 목표 비율 초과달성 시 초과분의 1%를 관리 보수로 지급하고, 목표비율을 달성한 운용사는 다음 년도 출자사업 선정 시 우대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투자 촉진과 펀드결성 지원을 위한 제도도 개선, 결성 초기부터 많이 투자할수록 관리 보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로 관리보수 지급기준을 개선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를 지속해서 이어가면서 벤처·스타트업에 벤처투자가 적시 공급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벤처투자 촉진을 위한 당근책으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지만,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라는게 벤처업계의 중론이다.
IT벤처기업의 한 CFO는 "현실적으로 VC들이 투자를 공격적으로 전개해서 얻는 이득보다 투자를 잘 못해서 펀드가 손실을 볼 경우 받는 패널티가 더 크다"며 인센티브만으로 위축된 벤처투자의 물꼬를 트게할 수는 없기에 보다 치밀한 투자촉진정책을 마련돼야할 것"라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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