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합병·배임 혐의 이재용 회장 1심 '무죄'… 관계자 전원 '무죄'

산업1 / 양지욱 기자 / 2024-02-05 15:16:4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1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합병·부정혐의에 대해 면제부를 부여했다. 2020년 9월 1일 재판에 넘겨진 지 약 3년 5개월(1252일) 만이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혐의와 배임혐의에 대해 1심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날 2015년 이뤄진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의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조직적인 부정거래행위와 시세조종 등에 대해 위법이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주주 손해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며 ”양사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와 승계만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2015년 5월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에 비해 매출액이 5.5배, 영업이익과 총자산이 3배에 이르는 규모였음에도, 주가는 2.6배 낮아 0.35(삼성물산)대 1(제일모직) 비율로 흡수합병됐다. 

 

합병 전 부회장이던 이 회장은 제일모직의 주식만 23% 보유했을 뿐 삼성물산 주식은 갖고 있지 않았는데, 흡수합병을 통해 제일모직이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매입하면서 '통합삼성물산' 지분 16.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 지분 4.06%도 이 회장 차지가 되면서 그룹 지배권을 공고히 하게 됐다.

 

검찰은 애초 이 합병 자체가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당시 미래전략실 임원들에 의해 구상됐다고 의심했다. 

 

2014년 5월 부친인 고(故) 이건희 당시 회장 와병 이후, 승계계획에 따라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을 전격(같은 해 12월) 상장하고 주력 계열사인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추진한 것이라고 봤다.특히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 추진 계획과 에버랜드 인근 개발 계획 등 '허위 호재'를 공표하고 합병 뒤 취소하는 식으로, 인위적인 주가 부양 시도가 있었다고 봤다.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이 같은 합병이 이익이 되기 어려운데, 찬성 의결권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승마지원 등 뇌물공여를 한 의혹은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된 바 있다.

 

아울러 계획 실행(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로직스 등 계열사 관련 거짓공시와 시세조종, 분식회계 등이 이뤄졌고, 결과적으론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배임죄도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수사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끌었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1심 선고와 관련해 "오늘 판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의견을 말씀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며 "국제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삼성그룹의 위상에 비춰서 이번 절차가 소위 사법 리스크를 일단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1월 17일 결심 공판에서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삼성은 다시금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실질적 이익이 피고인에게 귀속된 점을 고려해 달라"면서 공소사실의 불법행위가 결국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행됐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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