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약을 넘어 생활로 간다(동아제약 外)

유통·소비재 / 황세림 기자 / 2026-07-06 16:20:32
동아제약은 웰니스 식품, 한미약품은 혁신 신약, 부광약품은 ESG로 성장 축 확장
▲ 동아제약의 스틱형 샐러드 브랜드 ‘퓨레카(PUREKA)’ [동야제약]

 

국내 제약업계의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다. 약을 만들어 파는 전통 사업을 넘어 일상 건강관리, 혁신 신약 연구개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경쟁 축이 넓어지고 있다. 동아제약은 웰니스 식품으로 소비자 접점을 키우고, 한미약품은 글로벌 학술지에서 연구개발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며, 부광약품은 ESG 평가에서 상위 등급을 유지했다. 제약사의 경쟁력이 제품력뿐 아니라 브랜드 확장성, 연구개발 생산성, 경영 신뢰도로 평가받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동아제약은 스틱형 샐러드 브랜드 ‘퓨레카(PUREKA)’를 앞세워 생활 밀착형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6일 퓨레카가 CJ올리브영의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OLIVE BETTER)’의 7월 대표 브랜드인 ‘베러픽(Better Pick)’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올리브베러를 통해 처음 선보인 뒤 5개월 만에 대표 웰니스 브랜드로 선정된 것이다.

퓨레카의 의미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선다. 제약사가 치료 영역 밖에서 소비자의 일상 건강 루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퓨레카는 41종의 과일과 채소를 한 포에 담은 웰니스 식품 브랜드다. 물에 타 마시는 ‘퓨레카 그린즈 워터믹스’ 4종과 물 없이 먹는 ‘퓨레카 그린즈 크런치’ 2종 등 총 6종으로 운영된다. 건강을 거창한 관리가 아니라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습관으로 낮춘 점이 특징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건강한 식습관을 일상 속에서 쉽고 꾸준하게 실천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웰니스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의 브랜드가 약국과 병원을 넘어 올리브영, 온라인몰, 앱 기반 웰니스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미약품은 정반대 지점에서 제약업의 본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Nature Reviews Drug Discovery)’에 게재된 아시아·신흥국 제약바이오 기업 분석에서 글로벌 ‘혁신 선도기업(Innovation Leaders)’ 그룹에 포함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2010년부터 2025년까지 15년간 매출 5억 달러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 45곳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투자 비중, 임상 파이프라인 구성, 매출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한미약품은 매출의 약 1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도 혁신 신약 중심의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인정받았다. 단순히 연구개발비를 많이 쓰는 회사가 아니라 투자 대비 성과를 내는 회사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논문은 한미약품을 대사질환과 희귀질환을 핵심 연구 분야로 집중 육성하며 혁신 중심 기업으로 전환한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미래성장부문장 부사장은 “단순한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아니라 혁신 신약 중심의 연구개발 전략과 성과를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개발) 생산성 측면에서도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부광약품은 ESG 경영에서 안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부광약품은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Sustinvest)의 올해 상반기 ESG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AA 등급을 유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ESG 종합평가에서는 100점 만점 중 95.05점을 기록해 제약·생명공학·생명과학 분야 106개사 중 8위에 올랐다.

평가 내용도 주목된다. 부광약품은 환경 부문에서는 혁신활동과 생산공정, 사회 부문에서는 인적자원관리,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의 권리와 이사회 구성·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약업은 제품 안전성, 생산공정, 연구윤리, 지배구조 신뢰가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산업이다. ESG 등급 유지는 단순 홍보 지표가 아니라 투자자와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세 회사의 행보는 서로 다르지만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동아제약은 소비자의 일상으로 들어가고, 한미약품은 글로벌 혁신 신약 경쟁으로 나아가며, 부광약품은 지속가능경영으로 신뢰를 쌓고 있다. 과거 제약사의 경쟁력이 특정 의약품의 매출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생활 건강관리 브랜드, 연구개발 생산성, ESG 경영 역량이 함께 평가받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웰니스 식품은 유행을 넘어 반복 구매로 이어져야 하고, 혁신 신약 연구개발은 임상 성과와 기술수출로 연결돼야 한다. ESG 등급도 일회성 평가가 아니라 경영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다만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국내 제약업계는 이미 약의 제조업을 넘어 건강한 생활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약사의 다음 성장은 병원 안이 아니라 소비자의 일상, 글로벌 연구개발 무대, 그리고 신뢰받는 경영 구조 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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