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생 내세운 ‘100년 점포’ 우리은행…현실은 점포 축소 ‘가속화’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4-07 16:56:59
대상은 전국 영업점 29곳·출장소 8곳…전년 대비 76% 급증
점포 축소 정보 공지 중심 안내 ‘고객 체감과 괴리 지적’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우리은행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100년 점포’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대대적인 점포 통폐합이라는 상반된 행보에 나섰다. 

 

단순한 은행 창구 기능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고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100년 점포’ 운영과 실제로는 대면 접점을 축소하는 현격한 괴리 속에서 우리은행의 전략적 지향점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과 우리은행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7월6일 영업점 29곳과 출장소 8곳 등 총 37개 점포를 인근 지점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 우리은행이 장기 운영 점포 15곳을 ‘100년 점포’로 지정함과 동시에 전국 점포 37곳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변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100년 점포’로 지정된 서울역금융센터 모습/사진=김연수 기자

 

이번 통폐합은 지난해 11월 단행된 21곳 정리보다 약 76% 증가한 규모로, 최근 점포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도 비교적 큰 수준으로 평가된다. 영업망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폐합 대상에는 GS타워금융센터, 강남지점, 삼성동금융센터 등 서울 강남권 주요 점포를 비롯해 부산 르네시떼지점, 김포산단지점, 제주중앙지점 등 전국 주요 지역 점포가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뿐 아니라 부산·대구·울산·인천·전북·충남·제주 등으로 분포해 사실상 전국 단위 조정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최근 장기 운영 점포 15곳을 ‘100년 점포’로 지정하고 역사성과 상징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00년 점포는 장기간 지역과 함께해 온 점포의 연속성과 신뢰를 부각하는 브랜드 자산으로 창립 127주년을 맞은 은행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다만 점포 통폐합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 공지사항 중심으로 안내되고 있어 고객 체감과 정보 전달 방식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은행 측은 “100년 점포는 장기간 축적된 지역 기반과 신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산으로, 은행의 역사성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점포 통폐합은 이용 수요와 거래 구조 변화에 대응해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과 고객 이용 패턴 변화에 맞춰 저이용 점포를 중심으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자원을 서비스 품질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에 재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화상 상담이나 무인점포가 기존 대면 창구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특히 디지털 금융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대면 상담이 필요한 고객층의 접근성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의 점포 수는 3곳에 그쳐 타 지역 대비 영업망이 제한적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점포 통폐합이 이어질 경우 고령층·소상공인 등 대면 수요가 큰 고객군의 금융 접근성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 점포 축소 속 인력 재편 가능성도 주목

점포 통폐합이 확대되면서 인력 운영 변화 가능성에 대한 해석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폐쇄 점포 인력을 거점 점포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점포 축소와 인력 재편이 병행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 역시 유사한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1월에도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하는 등 점포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핵심 거점 점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영업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업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주사와 식품사업은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높였지만 패션사업은 대표를 교체했다. 백화점에는 신규 출점을 담당할 인력을 재배치했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성장 과제에 맞춰 책임자를 배치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29일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