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보험도 ‘맞춤형’ 경쟁…현대해상, 병력 나눠 보장 넓혔다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7-10 14:18:34
가입 건수 2년 새 361만건→604만건…고령화에 간편보험 수요 확대
KB는 암 특화·DB는 초경증 공략…현대해상, 건강한 질환 영역 보장 강화
▲ 현대해상 건물 전경[토요경제DB]

 

유병자보험 경쟁이 가입 문턱을 낮추는 단계에서 질환별 위험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암과 뇌·심장질환 병력을 따로 심사해 건강이 유지된 영역의 보장을 넓힌 현대해상 신상품이 대표적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9일 암과 뇌·심장질환 유병자를 구분한 ‘내몸엔(N)맞춤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존 간편보험보다 심사 기준을 세분화했다. 한 가지 병력 때문에 다른 질환의 보장까지 제한되는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암 유병자형은 최근 5년 안에 암 치료 이력이 있어도 뇌·심장질환에서 5년 이상 무사고라면 관련 보장 한도를 높인다. 뇌·심장 유병자형은 반대로 암 보장을 강화한다. 암과 협심증, 급성심근경색증, 심장판막질환, 뇌졸중증 등 5개 질환을 중심으로 고지 항목도 구성했다.

유병자보험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로 알려진 가입 건수는 2021년 361만 건에서 2023년 604만 건으로 증가했다. 2년 동안 약 67% 늘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일반심사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고객이 확대된 영향이다.

보험사에 축적된 데이터도 상품 세분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보도에서 과거보다 유병자의 위험 확률을 산출할 데이터가 충분히 쌓였다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도 유병자의 건강 상태에 따른 합병증 발생률과 의료비를 정교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손보사들의 공략법은 조금씩 다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5월 암 관련 병력만 고지하는 상품을 내놨다. 고지 기간을 1~5년으로 나누고 암 검사와 진단, 치료 보장에 집중했다. 암 보장을 원하는 유병자에게 선택지를 좁혀 가입 편의성을 높인 구조다. DB손해보험은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초경증 유병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병력 고지 기간을 나눠 심사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고객도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도 Smart 유병자 간편보험과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판매하며 관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차별점은 보장 질환을 하나로 좁히지 않았다는 데 있다. 암과 뇌·심장 병력을 따로 평가한다. 병력이 있는 질환은 위험을 반영하되, 건강한 영역에서는 보장 한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고객의 전체 병력을 하나의 위험군으로 묶던 기존 상품보다 맞춤형 성격이 강하다.

 

다만 간편보험은 일반심사 상품보다 보험료가 높을 수 있다. 가입 조건과 보장 한도도 상품별로 다르다. 소비자는 자신의 병력과 무사고 기간을 따져 일반심사형 가입 가능 여부까지 비교해야 한다. 보험연구원도 유병자 상품의 확대와 함께 위험 상태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는 상품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유병자 고객도 건강이 유지된 질병 영역에서는 기존보다 높은 보장 한도로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고객의 건강 상태와 보장 수요를 세밀하게 반영한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현대해상, 15% 급등… 실적 개선 반영2026.05.18
1051만 고령인구 시대…현대해상은 왜 ‘요양’ 아닌 ‘주거’를 택했나2026.06.18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현대차·기아, 英 유로7 신차 조기 의무화 철회…EU 인증도 인정

    단독 현대차·기아, 英 유로7 신차 조기 의무화 철회…EU 인증도 인정

    영국 정부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7(Euro 7)을 도입하면서 신규 차종에 대한 조기 의무화는 철회하고 유럽연합(EU)의 형식승인을 인정하기로 한 사실이 토요경제 취재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영국 시장 인증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28일 토요경제가 영국 교통부(Department for Transport)가 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