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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해상 건물 전경[토요경제DB] |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고령층의 돌봄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주거와 생활서비스를 결합한 시니어하우징 전담 법인을 세우며 시장 진출에 나섰다. 보험사의 시니어 전략이 보험 보장과 요양 중심에서 주거·건강관리·생활서비스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2025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105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했다. 고령인구 비중은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구조 변화는 보험산업의 성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전통적인 보험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돌봄·헬스케어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달 27일 손자회사 현대에이치엑스피(HXP)를 설립했다. 현대HXP는 시니어하우징 운영과 임대, 투자 등을 담당하는 전담 법인이다. 현대해상 계열사인 현대씨앤알(C&R)의 100% 자회사로, 자본금은 30억원 규모다. 쿠팡이츠와 타다 등을 거친 김정웅 대표가 초대 대표를 맡았다.
보험사들이 시니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령층이 늘면서 질병 보장뿐 아니라 주거, 건강관리, 돌봄, 자산관리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고령친화융합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정부의 규제 완화도 있다. 정부는 2024년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노인복지주택 설립 규제를 완화했다. 토지와 건물 소유권이 없어도 사용권을 확보하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고, 리츠(REITs)의 시니어 레지던스 투자 활성화 방안도 함께 추진했다.
보험사들의 접근 방식도 다변화되고 있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삼성생명, 하나생명 등이 요양시설과 돌봄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 현대해상은 시니어하우징을 앞세워 주거 영역에 진입했다.
시니어하우징은 요양시설과 다르다. 요양시설이 돌봄과 의료·간병에 초점을 맞춘다면, 시니어하우징은 주거와 커뮤니티, 문화·여가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다. 단순 돌봄보다 자립적인 노후 생활과 생활의 질 향상에 무게를 둔다.
현대해상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니어하우징 시장에서 운영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현대HXP는 시설 소유주인 기업이나 펀드 등을 대신해 운영과 자문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시니어하우징 시장에서는 운영 역량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문 운영사를 설립했다”며 “시설 소유주를 대신해 운영과 자문을 제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구조도 눈길을 끈다. 현대해상은 현대해상-현대씨앤알-현대HXP로 이어지는 사업 체계를 구축했다. 현대씨앤알의 부동산 운영 경험과 현대하임자산운용의 개발 역량을 결합해 시니어 주거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표 인선에도 이러한 방향성이 드러난다. 현대해상은 전통적인 보험업 출신이 아닌 플랫폼 서비스 전문가를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시설 운영보다 입주자 경험과 생활 서비스 운영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등기부상 현대HXP의 사업목적에는 노인복지시설 설치·운영, 관련 시설 운영, 부동산 임대 및 전대, 투자 업무 등이 포함됐다. 실제로 현대하임자산운용은 올해 3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목동 예술인센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부지는 향후 시니어 복합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며, NH투자증권과 GS건설 등이 참여해 2030년 전후 운영 개시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시니어하우징을 단순 주거 서비스가 아닌 금융·주거·케어를 결합한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시니어하우징은 정형화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이용자별 수요에 맞춘 금융·주거·케어 융합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전문 운영사 브랜드를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보험업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니어하우징은 대규모 자본 투입과 장기간 운영 역량이 필요한 사업이다. 입주민 안전관리, 서비스 품질 유지, 의료·돌봄 체계 연계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시니어 시장 경쟁이 보험사 간 경쟁을 넘어 건설사, 자산운용사, 헬스케어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복합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해상의 시니어하우징 진출은 보험사가 고령층을 단순 보험 가입자가 아니라 주거와 생활서비스 고객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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