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1위 NH농협금융, 왜 종합순위는 4위인가

기업분석 / 임종호 기자 / 2026-06-10 13:55:51
▲ NH농협금융은 지난달 21일 인니 마야파다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했다. [농협금융지주]

 

NH농협금융이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절대 이익 규모와 자본력, 구조적 제약까지 함께 보면 KB·신한·하나금융에 이은 4위권 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1분기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KB금융 1조8,924억원, 신한금융 1조6,226억원, 하나금융 1조2,100억원, NH농협금융 8,688억원, 우리금융 6,03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만 보면 NH농협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어 가장 높았다. KB금융은 11.5%, 신한금융은 9.0%, 하나금융은 7.3% 증가했고, 우리금융은 2.1% 감소했다.


NH농협금융의 1분기 실적 개선은 비이자 부문이 이끌었다. 비이자이익은 9,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늘었다. 이 가운데 수수료이익은 7,637억원으로 60.5% 급증했다. 유가증권·외환 등 관련 이익도 4,425억원으로 32.7% 증가했다.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주식거래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자산운용 운용자산 확대가 실적을 밀어 올렸다.


계열사별로는 NH투자증권과 자산운용 계열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8.5% 증가했고, NH-Amundi자산운용도 117.5% 늘었다. 반면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5,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협은행 NIM은 카드 제외 기준 1.61%, 카드 포함 기준 1.75%로 개선됐지만, 그룹 전체 성장률만큼 은행 이익이 뛰지는 못했다.


문제는 성장률만으로 금융지주의 체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NH농협금융의 1분기 순이익 8,688억원은 우리금융보다 많지만 KB금융의 절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7,538억원, 하나금융과의 격차도 3,412억원이다.


자본력에서도 상위권 금융지주와 차이가 있다. NH농협금융의 1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03%, 총자본비율은 15.3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CET1은 13.63%, 신한금융은 13.19%, 하나금융은 13.09%, 우리금융은 13.6% 수준이었다. 상위 금융지주들이 13%대 CET1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NH농협금융의 자본 여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농협금융 특유의 구조도 변수다. NH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금융지주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처럼 상장시장을 통해 자본을 유연하게 조달하기 어렵다. 여기에 농업지원사업비 부담도 있다. NH농협금융은 1분기 농업지원사업비 1,732억원, 사회공헌금액 599억원을 지출했다. 공적 역할 수행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내부 유보와 자본 축적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자본 약점을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5월 NH농협금융을 대상으로 1조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는 1분기 말 낮아진 CET1을 보완하고, 은행·증권·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결국 NH농협금융의 1분기 성적표는 ‘성장률 1위’와 ‘종합 체력 4위권’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다. 수수료이익과 자본시장 계열사 실적은 분명 강했다. 그러나 절대 순이익 규모, CET1, 비상장 구조, 농업지원사업비 부담까지 감안하면 KB·신한·하나금융보다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장률만 보면 1등이지만, 자본력과 수익 구조까지 보면 아직 4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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