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전 흥행…삼성·한화·교보까지 숏리스트 포함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6-12 13:21:16
생보 빅3 가세로 판 커졌지만 가격·자본확충·시너지 확보가 관건
▲ KDB생명 본사 [연합뉴스]

 

KDB생명 매각전이 예상보다 뜨거워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태광그룹 계열 흥국생명 외에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10여 년째 이어진 KDB생명 매각 작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한 한국투자금융지주, 태광그룹,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5곳을 모두 숏리스트에 포함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5일 각 후보에게 적격인수후보 선정 결과를 통보했다.

이번 예비입찰은 당초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흥국생명의 경쟁 구도로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까지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생명보험업계 대형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KDB생명 매각전은 일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온 보험사다. 그동안 여러 차례 매각이 추진됐지만 가격, 자본확충 부담, 시장 상황 등이 맞물리며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입찰에 대형 금융사와 생보사가 동시에 참여하면서 매각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 흥행의 배경에는 생보사 매물의 희소성이 있다. 보험업계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손해보험사 매물보다 생명보험사 매물이 상대적으로 드물다. 이미 영업망과 보험계약 포트폴리오를 갖춘 KDB생명은 시장점유율 확대나 사업 포트폴리오 보완을 원하는 후보들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산업은행의 유연한 매각 구조도 변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KDB생명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영향으로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 205.7%까지 개선됐다. 인수 후보들 입장에서는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확인한 뒤 실사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다만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은 여전히 쟁점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명시적으로 추가 유상증자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다”며 “입찰 공고 때부터 유연한 매각 구조를 언급했는데, 인수 의향이 있는 회사들은 유상증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관건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11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 278억3400만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일시적 회복인지 구조적 개선인지는 예비실사에서 따져볼 대목이다.

자본비율도 세부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KDB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205.7%로 개선됐지만, 경과조치 효과를 제외하면 K-ICS 비율은 70.99% 수준으로 낮아진다. 향후 인수자가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형 생보사들의 참여가 실제 인수 의지로 이어질지도 변수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이미 업계 내 자본력과 영업 기반을 갖춘 회사들이다. KDB생명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와 인수 후 통합 비용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단순 외형 확대보다 자본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본입찰 참여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교보생명의 행보도 주목된다. 교보생명은 최근 예별손보 인수를 위한 회계 실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별손보는 총자산이 3조원대에 그치지만,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없는 교보그룹 입장에서는 손보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매물로 평가된다.

예별손보 인수전도 다시 움직이고 있다.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됐던 예별손보에 대해 최근 OK금융그룹이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공식적인 인수 참여 통보나 회계법인 선정은 없지만, 매각 주관사와 일정·조건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은 당분간 활기를 띨 전망이다. KDB생명, 예별손보 등 매물이 동시에 움직이는 가운데 금융지주와 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 보완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KDB생명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5개사는 모두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본입찰은 오는 8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전의 성패는 흥행 여부가 아니라 실제 가격과 자본확충 조건, 인수 후 시너지 판단에서 갈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업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주사와 식품사업은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높였지만 패션사업은 대표를 교체했다. 백화점에는 신규 출점을 담당할 인력을 재배치했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성장 과제에 맞춰 책임자를 배치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29일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