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제청 논란, 대법관 추천제 손질로 번졌다

정치·사회 / 조봉환 기자 / 2026-08-26 12:34:32
민주당 “법적 맹점 고쳐야”…법원조직법 개정 추진
법조계 “사법 독립 침해” “대법원장 권한 견제” 맞서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조희대 대법원장을 공수처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25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이 대법관 추천제 개편 문제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위원회 운영 방식을 바꾸는 법원조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26일 오전 청와대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 반려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사전 협의 없이 손 후보를 제청한 것을 비판하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관련 법 조항을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추천위는 후보를 대법원장에게 추천한 뒤 해산한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손 후보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조 대법원장이 새로운 추천위를 구성해 다시 후보를 제청할 수 있는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제청을 “헌정사 초유의 일방 통보”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권을 갖는 만큼 사전 협의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제청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대법관 인선 절차까지 법으로 바꾸려는 것은 사법부 압박이라고 반발한다. 법조계에서도 정치권이 특정 제청을 계기로 추천제도를 변경하면 향후 대법관 인선에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반면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제청 권한을 견제하려면 추천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갈등의 무게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올해 3월 통과된 법원조직법에 따라 대법관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12명 늘어난다. 기존 대법관의 임기 만료까지 감안하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대법원 구성 상당 부분이 바뀐다. 이번 충돌이 손 후보 한 사람의 임명 문제를 넘어 향후 대법원 구성 권한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읽히는 이유다.

쟁점은 관행과 헌법상 권한의 경계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지만,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에 후보를 합의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청와대가 실제 제청을 거부하거나 여당이 추천제 개정에 착수하면 대통령 임명권과 대법원장 제청권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더 커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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