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 ‘고가치 계약’…승부보험 판매 3.5% 늘 때 CSM 24.9%↑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8-19 13:37:50
상반기 신계약 CSM 6296억, 39.6% 증가…반기 기준 최대
2분기 장기보험손익 21% 반등…캐롯 합병 후 車보험 적자는 과제

▲ 한화손해보험의 2026년 상반기 신계약 CSM 증가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한화손해보험(나채범)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숫자는 순이익보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3.3% 줄었지만 새로 확보한 CSM은 39.6% 증가했다. 특히 2분기에는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율보다 신계약 CSM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 보험을 많이 파는 것보다 앞으로 남길 이익이 큰 계약을 확보하는 쪽으로 영업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19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한화손보의 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신계약 CSM은 6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4510억원보다 39.6% 증가했다. 1분기 3024억원에 이어 2분기 3272억원으로 다시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2분기 신계약 CSM 증가율은 24.9%였다.

같은 기간 판매량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선명하다. 2분기 월평균 장기 보장성 신계약은 77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판매가 3.5% 증가하는 동안 여기서 확보한 신계약 CSM은 24.9% 늘어난 것이다. 상품 구성과 계약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사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CSM 재고도 쌓였다. 6월 말 보유 CSM은 4조4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했다. CSM은 보험사가 계약 체결 시점에 예상하는 미실현 이익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에 걸쳐 이익으로 인식한다. 확정 이익은 아니지만 향후 보험손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미래 이익의 증가가 2분기에는 실제 이익 개선으로도 일부 연결됐다. 2분기 순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6%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1018억원으로 8.0% 늘었고, 이 가운데 장기보험손익 개선이 두드러졌다. 장기 보험금 예실차 개선과 CSM 상각 증가가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다만 상반기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본업의 완전한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상반기 순이익은 2153억원으로 3.3% 감소했고 보험손익도 1817억원으로 20.9% 줄었다. 투자손익은 3054억원으로 5.4% 증가했다. 1분기 보험손익이 7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0%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자동차보험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화손보은 지난해 10월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면서 자동차보험과 디지털 영업 기반을 동시에 키웠다. 합병 이후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6.0%까지 높아졌지만, 외형 확대가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상반기 자동차보험손익은 43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장기보험에서는 한화손보이 수년간 공을 들인 여성 특화 상품이 실적 지표와 연결되는 모습이다. 2023년 시작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는 올해 3월까지 관련 상품·서비스에서 22번째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와 펨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상품 판매를 넘어 여성 관련 보험·서비스를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행보다.

자본여력도 개선 방향을 보이고 있다. 회사가 추산한 6월 말 지급여력(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185%, 적용 후 228%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치가 아닌 추정치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실적을 단순히 순이익 증감으로 평가하면 3.3% 감소다. 그러나 새 계약에서 확보한 CSM은 40% 가까이 늘었고 2분기 보험손익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앞으로 볼 숫자는 두 가지다. 늘어난 CSM이 실제 보험이익으로 꾸준히 전환되는지, 캐롯 합병으로 커진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얼마나 줄이는지다. 이 두 지표가 함께 좋아져야 상반기에 나타난 '고가치 계약 중심 성장'을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평가할 수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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