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겨우 적자 면한 삼성...'반도체 감산' 승부수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3-04-07 12:06:36
1Q 잠정실적, 14년만에 최악의 '어닝쇼크'...영업익 96%↓
반도체 영업손 4조 육박 추정...스마트폰이 적자전환 막아
사실상 메모리감산 동참...반도체ASP, 수요반등 여부 촉각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지난 1분기에 초라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이에 따라 반도체 감산을 결정, 향후 반도체 업황 변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제공>

 

매출 63조원에 영업이익 6천억원. 영업이익률 단 1%. 대한민국 간판기업 삼성전자의 초라한 1분기 성적표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역대급 부진'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95.8%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년 새 20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그야말로 어닝쇼크다.


불과 1년전까지만해도 분기별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글로벌 초우량기업 반열에 올랐던 삼성이 이젠 적자를 걱정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핵심 캐시카우인 반도체가 '혹한기'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삼성의 실적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반도체 부문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삼성의 어닝쇼크와 대한민국 경제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금융위기 후 첫 분기이익 1조 아래...초라한 성적표

삼성이 이날 공시한 잠정실적은 시장의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반도체 수요부진과 ASP(평균판매단가) 급락이 계속돼 1분기 영업이익으로 1조원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깊어져 영업이익률 1%에 턱걸이하며 6천억 수준에 그치며 겨우 적자는 면했다. 삼성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만이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던 시기다.


삼성은 잠정실적이기에 각 사업부문별 실적은 따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반도체의 영업손실이 3조원을 넘어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1분기에 반도체 수출이 매월 전년동기 대비 50% 가까이 감소한 것이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그나마 반도체의 막대한 손실을 보해준 것은 스마트폰사업부다. 특히 지난 2월17일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시리즈가 초반 돌풍에 이어 순항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 부문은 이제 강력한 '구원투수'이자 최고 효자아이템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S23시리즈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전작(S22시리즈)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중이다. 국내선 47일만에 100만대 판매기록을 새웠다. 세계 각 지역에서 고르게 전작보다 높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이 전작 대비 1.5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인도는 1.4배, 중동은 1.5배 각각 증가했다. 브라질과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주요 국가 역시 2월 2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전작과 비교해 1.7배 높은 판매성과를 내고 있다.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높은 것도 스마트폰부문이 이익률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S23시리즈 최고가 모델인 '울트라'의 판매비중이 60%를 웃돈다. 이는 영업익률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삼성의 1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게 업계와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 S23시리즈 돌풍 스마트폰 선전...'구원투수' 역 톡톡

이처럼 스마트폰 부문의 맹활약하며 적자전환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의 코어사업이자 핵심 캐시카우는 반도체다. 반도체가 혹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스마트폰 만으로 위기의 삼성을 구하기엔 역부족이다.


반도체가 최악의 부진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며 실적부진을 더욱 부채질하자 삼성이 결국 히든카드를 뽑아들었다. 삼성은 7일 메모리의 사실상의 감산을 공식화했다.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IT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경기가 도무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감산이란 승부수를 던전 셈이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잇단 감산 발표에도 꿋꿋이 버텨왔던 삼성이 마침내 감산행렬에 동참하기로한 것이다. 삼성은 7일 분기실적과 함께 설명자료를 내고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인위적 감산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업황 침체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적자전환의 위기에 봉착하자 끝내 감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이 감산을 통해 수급을 조절, 가격과 수요의 반등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삼성으로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란 반응을 내놓는다. 현재의 반도체 부진 상황은 천하의 삼성이라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방증이란 얘기다. 반도체 시장이 사이클상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에 대비 재고량을 넉넉히 가져가려던 삼성의 전략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 반도체감산 동참...주가 폭등, 업황 개선 기대감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무엇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부동의 1위업체인 삼성이 일부 모델에 한해서란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감산을 이미 진행중이란 소식에 업황이 빠르게 호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어떤 업체보다 감산 효과가 큰 삼성이기에 감산이 결국 반도체 ASP반등으로 이어지고, ASP인상에 대비한 사전주문이 몰려 수요까지 살아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도 정상화를 찾아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시는 즉각 강한 반응도를 보였다. 글로벌 메모리 최강자 삼성이 감산에 나서면서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 주가는 7일 오전 11시44분 현재 전일 대비 3.85%(2400원) 오른 6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6만5천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거래량도 폭발, 오전임에도 최근 2주일간 하루 거래량을 크게 웃돌며 1800만주를 가볍게 넘어섰다.


삼성의 감산은 경쟁업체들에게도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인 삼성의 생산량을 줄인다는 것은 시장 전체의 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같은시간 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대비 5.61% 폭등하며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메모리 비중이 삼성보다 훨씬 높기에 삼성의 반도체감산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점이 반영된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의 감산 결정은 하이닉스나 마이크론 같은 경쟁업체에 비해 그 임팩트의 차원이 다르다"고 전제하며 "반도체업계의 대대적인 감산이 반도체가 혹한기를 벗어나는데 일조하는 동시에 삼성의 2분기 실적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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