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은 늘었지만 본업은 줄었다…메리츠화재, 투자손익에 가려진 보험손익 둔화

경제·금융 / 임종호 기자 / 2026-06-08 11:46:16
1분기 순익 4661억원으로 0.8% 증가
보험손익은 7.0% 감소, 투자손익은 13.0% 증가
예실차 이익도 지난해 반토막…IFRS17 체제서 실적 지속성 점검 필요

 

▲ 메리츠화재.[연합뉴스]

 

메리츠화재가 올해 1분기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보험 본업의 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안정적인 실적을 냈지만, 보험손익 감소분을 투자손익이 메운 구조다. 고수익 기조와 별개로 실적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307억원으로 1.4% 늘었다. 그러나 보험손익은 33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2962억원으로 13.0%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손해보험사의 본업 체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등 보험영업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지를 반영한다. 반면 투자손익은 금리와 증시, 채권 평가, 운용자산 구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순이익만 보면 선방했지만, 이익의 구성은 달라진 셈이다.

지난해 흐름도 비슷하다. 메리츠화재는 2025년 당기순이익 1조68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험손익은 1조4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 예실차 등은 824억원으로 전년 1688억원보다 51% 줄었다. 예실차는 실제 보험금 지급이나 사업비 등이 당초 예상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항목이다. 이익 규모가 줄었다는 것은 보험영업에서 발생하는 차익이 축소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의료파업 종료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예실차 이익 감소 등을 실적 변동 요인으로 설명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호흡기 질환 청구와 표적항암치료비 증가 등이 보험손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건강보험 관련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보험손익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물론 메리츠화재의 재무건전성이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다. 지급여력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 보장성 신계약도 증가세를 보이며 영업 기반 자체가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높은 순이익만으로 본업 경쟁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보험손익이 줄어드는 동안 투자손익이 실적을 방어했다면, 향후 금융시장 환경이 달라질 때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영업에서 나오는 안정적 이익이 받쳐주지 못하면 투자 성과에 대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IFRS17 체제에서는 보험사의 실적을 단순 순이익보다 세부 구성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계약마진, 예실차, 손해율 가정, 해지율, 사업비율 등이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회계상 이익의 크기뿐 아니라 실제 보험영업의 질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 상위권의 수익성과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보험손익 감소와 투자손익 증가가 동시에 확인됐다. IFRS17 체제에서 보험사의 실적을 평가할 때 순이익뿐 아니라 이익 구성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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