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없음’ 처분과는 달라…선거 과정 적정성 논란은 남아

검찰이 사전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고발된 고영철 신용협동조합중앙회장과 신협중앙회 기획이사를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고 회장은 형사재판과 당선무효 위험을 피하면서 남은 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고 회장과 최모 신협중앙회 기획이사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검찰이 피의사실과 범행 경위, 피의자의 사정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의 하나다. ‘혐의없음’ 처분과는 구별된다.
고 회장은 제34대 신협중앙회장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최 기획이사와 함께 투표권을 가진 단위 신협 이사장들을 찾아가 지지를 요청한 혐의를 받았다.
신협중앙회 노동조합 측은 고 회장과 최 기획이사가 위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금지와 호별방문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최 기획이사에 대한 고발은 지난 5월 말, 고 회장에 대한 고발은 지난달 19일 각각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수사기관에 관련 녹취와 문자메시지 등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지난달 29일 고 회장을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최 기획이사에 대한 고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 회장 관련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고 회장의 회장직 상실 가능성은 당장 사라졌다. 위탁선거법은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해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고 회장을 재판에 넘기지 않으면서 유죄 판결을 전제로 한 당선무효 절차 자체가 진행되지 않게 됐다. 고 회장은 지난 1월 7일 치러진 제34대 신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번 처분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시점에 나왔다. 위탁선거법상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고 회장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난 6일 만료됐다.
향후 변수는 고발인 측의 불복 여부다.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고발인이 항고 등을 통해 검찰 판단의 적정성을 다시 다툴 수 있다. 다만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된 만큼 불복 절차가 실제 기소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신협중앙회는 이번 불기소 처분으로 형사 절차상 논란이 일단 마무리됐다는 입장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회원조합 지원과 현장 중심 운영 등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중앙회와 회원조합의 신뢰가 훼손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취임 약 4개월 만에 불거진 사법 리스크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다만 검찰 처분이 혐의없음이 아닌 기소유예라는 점에서 선거운동 과정의 적정성과 고 회장 취임 이후 인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내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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