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권 CEO 인사코드 '검증된 연임' 아닌 '맞춤인사'

산업 / 양지욱 / 2022-12-09 11:10:46
유력한 신한금융 조용명 회장, 용퇴로 연임 포기
NH농협금융,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인사 내정설
우리금융 손 회장, 3연임 물 건너가
▲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현 회장(왼쪽), 진옥동 신임 회장(오른쪽)<편집=토요경제>

차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방점이 ‘연임’ 보다 ‘맞춤코드’ 로 바뀌고 있다.

시중은행 금융지주CEO 중 연임이 가장 유력시 됐던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이 본인의사로 사임하고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금융권은 예상을 깬 신한금융 회장 교체에 향후 진행될 NH농협금융, 우리금융 회장 등 다른금융지주들도 금융당국의 시그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오전 사외이사 12명이 참석한 확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회의를 열어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회추위는 이날 진옥동 행장과 조용병 현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3명을 대상으로 개인 면접을 진행한 후 비밀 투표를 거쳐 최종으로 진옥동 행장을 차기 신한은행금융지주 대표이사로 낙점했다. 조 회장은 면접을 마치고 용퇴의사를 발표했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사외이사 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진 행장이 도덕성, 경영 능력을 갖췄고 미래 불확실성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진 후보의 선임 안이 통과되면, 진 행장은 2026년 3월까지 3년간 회장직을 맡게 된다.

진 행장은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경영 과제와 관련해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재무적 이익의 크기보다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현 회장은 사퇴이유에 대해 "사모펀드 사태로 직원들 징계도 많이 받고 회사도 나갔다. 나도 제재심에서 주의를 받았지만, 사모펀드와 관련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차기, 차차기(회장)를 보면서 인사를 해야 한다"며 "이번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군에 훌륭한 후배들이 올라왔기 때문에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다"고도 했다.

이와 반대로 스스로 물러난 것이 아니라 사퇴 압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회장은 3연임을 통해 조직개편에 힘을 쏟겠다고 주변에 말해왔기 태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권력핵심인사가 제3자를 통해 조 회장에게 압력이 들어왔을 거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CEO 교체요구가 이사회와 사외이사 등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면접 이후 사퇴이사를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번 조회장의 사퇴로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연임보다 ‘세대교체’를 원하는 금융당국의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3월 3연임을 기대하고 있는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까지 손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경고한 만큼, 3연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크다.

안정적인 경영으로 연임에 무게가 실렸던 NH농협금융 손병완 회장 인사도 '연임' 보다는 '교체'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후보로는 윤석열 대통령 캠프 출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1월 2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후임 자리에도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CEO를 결정하는 것은 회사 내부일이라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전혀 없다”며“ 다만 향후 문제 소지가 있으면 금융당국이 당연히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성명에서 "권력자의 측근이나 현장경험 하나 없는 모피아 출신을 금융권 낙하산으로 보내려 한다면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