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제조사 '납품가 기싸움'…소비자 입장 아닌 '자존심' 대결

산업 / 양지욱 / 2023-09-21 10:59:55

 

'햇반 납품’ 문제로 쿠팡과 껄끄러운 CJ제일제당이 최근 들어 특정 유통채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유통채널’ 간의 단독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유통채널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장하는 것은 일반적 사업확장의 일환이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쿠팡 대체지 이커머스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는 견해가 많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골든퀸쌀밥' 출시하며 '컬리'에만 단독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를 통해 비비고 납작교자, 햇반 컵반 등 신제품 13종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컬리와 파트너십 제휴로 단독 판매 골든퀸쌀밥은 2차 완판까지 이어지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컬리만의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상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 컬리와 추가적으로 출시할 제품은 예정돼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배달커머스를 개발을 위한 유통채널 협력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배민 퀵커머스 'B마트' 내 전용관을 신설해 햇반, 스팸 뿐아니라 냉동, 냉장 식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배민의 '대용량특가'에 입점해서는 소스·오일·양념류 등을 선보이며 소상공인 대상 기업간거래(B2B) 제품군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이용하면 소비자들은 CJ제일제당의 제품들을 평균 30분 내외로 받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햇반 납품단가 문제로 불거진 'CJ제일제당-쿠팡 간 소리없는 전쟁'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이 쿠팡과 기 싸움을 위한 장기전에 들어간 것"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금도 쿠팡과 계속적으로 협상중에 있으며 쿠팡과 일 대일 대결구도로 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년 전부터 쿠팡은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크린랲 등 제조사들과 '납품단가 문제'로 분쟁 중이다. 겉으로는 납품단가 문제지만 대형 제조사에게는 가격 결정권의 주인이 누구냐가 걸려있는 자존심 싸움이 속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6월 쿠팡을 '경쟁 이커머스 제품 판매가 인상 요구' 등 불공정 거래를 강요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양 사의 갈등관계는 커졌다. 이후 2022년 8월 쿠팡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쿠팡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법원에 과태료 부과 취소 소송을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4년째 엘지생건 대표 상품인 엘라스틴(샴푸), 샤프란, 코카콜라 등은 로켓배송으로 구매 할 수 없다.

 

반면 쿠팡의 직거래 제안을 거절하면서 4년째 납품을 중단했던 비닐랩 1위 기업 '크린랲'은 쿠팡과의 손해배상과 상표권 소송을 양 사가 종결하며 지난 8월부터 거래를 재개했다.


이러한 상황에 한 제조사 관계자는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조사의 납품단가를 강제로 조정하려고 하는 것이 제조사 입장에서 좋게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과 연결된 매출액이 큰 중소 제조사들은 쿠팡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쩔수 없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국 소비자는 유통사와 제조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당분간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곳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됐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