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물가 2연속 6%대 상승, 'IMF 再소환'...8월엔 진정 기대감↑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2-08-02 10:50:00
IMF이후 23년7월만에 최고치 '물가공포' 가중...유가 하락에도 농·축산물과 공공요금이 상승폭 키워
▲ 채솟값이 치솟아 7월 물가가 IMF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마트에서 장을 보는 서민들의 어깨가 무겁다.

 

7월 소비자 물가가 또 다시 6%대를 찍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3%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 IMF 이후 최고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6월 물가(6.0%)에 비해서도 0.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7월 물가가 7%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하지만 6.3%의 물가상승률은 IMF 외환위기가 촉발 직후인 1998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23년7개월만의 달갑지 않은 기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공포' 국면이 계속된 것이다.


6월에 이은 두 달 연속 6% 상승률이다. 두 달 연속 6%대 물가상승률을 지속한 것도 IMF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IMF구제금융을 통해 국가부도 사태를 간신히 비켜가며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였다는 IMF시대를 재소환한 셈이다.


IMF시대를 방불케 하는 물가의 고공행진은 지난 3월부터 상승폭을 키워왔다. 3월(4.1%), 4월(4.8%)에 연이어 4%대에 진입한 이후 5월엔 5%대(5.4%)에 올라섰다. 급기야 6월부터 6%대를 찍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솟값 급등, 서민 체감물가는 7%대 후반
통계청이 2일 내놓은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74(2020=100)로 1년 전보다 6.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는 1998년 10월(7.2%)과 11월(6.8%)에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한 적이 있다.


7월 물가상승은 공업 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주도했다. 두 분야의 물가상승 기여도가 각각 3.11%포인트(p), 1.85%포인트로 물가상승률을 밀어 올린 주범이었다. 물가 상승률 6.3% 중 80%에 육박하는 4.96%포인트를 두 품목이 차지한 셈이다.


공업 제품은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각각 상승하며 무려 8.9%나 올랐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기인한 석유류 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일제히 급등한게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조정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지난 6월에 비해 다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7월 물가 상승의 원인은 농축수산물과 공공 요금의 인상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유류는 정부가 법정 최대한도까지 유류세를 인하한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돼지고기와 수입 쇠고기가 각각 9.9%, 24.7% 급등하며 물가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때이른 집중호우와 폭염 영향으로 채소류가 무려 25.9% 올랐다. 배추(72.7%)와 오이(73.0%)를 필두로 상추 63.1%, 파 48.5%, 시금치 70.6% 등 안오른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 물가도 8.4%나 상승했다.


공공요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시가스와 전기료 역시 각각 18.3%, 18.2% 상승하며 2연속 6%물가를 유지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지역 난방비도 12.5% 인상됐다. 공공요금의 인상폭은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다.


농축수산물과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장바구니 물가를 의미하는 생활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7.9%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물가는 6.3%였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7%를 훌쩍 넘었다는 의미다.

8월 물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 높아
6월부터 이어져온 6%대의 물가상승 기조는 8월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가상승을 견인해온 내외생 변수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7월에 비해선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제 유가와 수입 물가를 좌우하는 원달러 환율이 다소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어 고공비행중인 물가에 다소 제동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각국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한 변수다.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공급이 재개된다면 에너지 수급체계가 다시 정상화돼 국제 유류가격이 더 떨어질 개연성이 충분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와 관련, "물가 상승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더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로 국제유가를 필두로 수입물가가 하락 국면을 보이고 있어 물가 상승률이 7월 보다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곡물 파동이 점차 해소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변수다.


기획재정부측도 "그간 물가 상승을 주도해온 유가가 다소 하락하고 유류세 인하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지난달 31일 기준 1800대로 진입, 석유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된 모습"이라며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변수는 여전히 많다. 우선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의 불안 요인이 잔존하고 있다. 8월 폭염이 사상 최악이 될 것이란 기상 예고도 8월 물가에 결코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치솟는 물가안정을 위해 조만간 비축 물량 조기 방출을 통한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를 비롯해 할인행사를 비롯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IMF 이후 최대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있는 물가의 고공 행진이 언제쯤 정점을 찍고 하락할 지 물가 추이에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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