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가상자산 시장, 연초 하락은 불가피…비트코인 최고가 경신은 언제쯤

경제·금융 / 김은선 기자 / 2026-01-26 10:48:40
‘선조정 후급등’ 시나리오 꺼낸 월가 암호화폐 강세론자
금값 사상 최고 경신, 지정학 리스크에 안전자산 수요 급증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2026년 상반기 하락세를 면치 못하나 연말로 갈수록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트코인은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비트코인 모형/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미 현지시간) 투자 분석 및 리서치 업체인 펀드스트랫(Fundstrat)의 리서치 대표이자 암호화폐 채굴·투자 업체인 비트마인(BitMine)의 회장인 톰 리(Tom Lee)는 외신 인터뷰에서 관세 리스크와 정치적 분열, 지정학적 긴장이 겹치며 2026년 초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성장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톰 리는 비트코인 전망과 관련해 사상 최고가를 다시 넘는지가 시장 정상화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다시 최고가를 경신한다는 것은,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온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가 대부분 정리됐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금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비교적 단순한 해석을 내놨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이 반복적으로 시장에서 밀려나고, 이 과정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던 시장 참여자들의 역할이 약해지면서 가격 흐름이 불안정해졌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아직 시장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과도기적 국면이라는 의미다.

그는 “기관 투자자가 시장에 충분히 들어와야 가격이 안정된다”며 “그 전까지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연중 15~20% 수준의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완화 기조와 양적 긴축 종료 효과를 감안할 때 연말로 갈수록 반등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백악관의 산업 정책 방향이 자산별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지표 역시 단기 부담을 시사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CryptoQuant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30일 기준 실현 손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2023년 말 이후 처음으로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 우려가 커지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책 변수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암호화폐 정책의 배경으로 중국 견제를 언급하며 미국이 크립토(디지털자산, 가상자산, 암호화폐, 블록체인, 탈중앙화신원인증(DID) 등을 포괄하는 개념) 주도권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미 의회의 디지털 자산 관련 입법 논의가 지연될 경우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고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친가상자산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비트코인은 과거보다 증시와 제도권 금융과의 접점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도 이전보다 연준 금리, 지정학적 분쟁 등 매크로 변수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2026년 초반 하락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관세, 정치적 분열, 지정학적 긴장 등 매크로 요인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에서는 톰 리의 견해에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단기간 내 사상 최고가 경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2026년에는 2025년 초 다수 전문가들이 제시했던 14만~17만달러 범위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거시 환경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비트코인의 자산 성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은 어떤 시기에는 금과 동조하고, 또 다른 시기에는 나스닥 등 위험자산과 함께 움직이며, 때로는 양쪽과 모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다”며 “자산으로서의 역사가 짧아 이러한 특성이 혼재돼 나타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를 위한 투자 유의점도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처럼 단기간에 큰 수익을 노리는 ‘일확천금식 코인 투자’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여전히 변동성이 큰 시장인 만큼 명확한 원칙을 세워 접근해야 하고,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트럼프, 암호화페 핵심 정책 '중국 견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암호화폐 정책의 핵심 배경으로 중국 견제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결제형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GENIUS Act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으로 인기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해당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원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를 다루는 CLARITY Act 논의도 진행 중이지만, 법안 내용과 시행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법안 정비가 늦어질 경우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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