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출범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1년…순손실 줄었지만 본업은 더 나빠져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7-22 10:53:41
▲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전문성 논란과 민간 광산업체 겸직 의혹 속에 출범한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 체제가 1년을 넘겼다. 첫 결산에서 순손실과 총차입금은 줄었다. 그러나 매출은 36%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더 나빠졌다. 3조원 이상을 투입한 멕시코 볼레오 광산은 2달러에 넘겼다. 부실자산을 정리했을 뿐 공단의 본업과 재무구조가 정상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1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한국신용평가의 2026년 7월7일 신용평가보고서와 2025년 감사보고서 수치를 분석한 결과, 한국광해광업공단(황영식)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6219억원으로 전년 9754억원보다 3535억원, 36.2% 감소했다. 공단 출범 이후 가장 적은 연간 매출이다.

영업손실은 2024년 1319억원에서 지난해 859억원으로 460억원 줄었다. 적자 규모만 보면 34.9% 개선됐다. 그러나 매출이 영업손실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3.5%에서 마이너스 13.8%로 0.3%포인트 악화했다. 매출 100원당 영업손실이 13.5원에서 13.8원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상각전영업이익도 3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592억원 적자보다는 손실이 줄었지만 매출 대비 상각전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6.1%에서 마이너스 6.2%로 떨어졌다. 영업손실의 절대금액이 감소했을 뿐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매출 감소의 중심에는 광물 판매가 있다. 재화판매수익은 2024년 5664억원에서 지난해 2795억원으로 50.7% 감소했다. 반면 정부보조금수익은 311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0.1%를 차지했다. 공단이 광해방지와 광산지역 지원 등 공익사업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자체 사업 매출보다 정부보조금 의존도가 커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당기순손실은 2024년 1조1817억원에서 지난해 3444억원으로 70.9% 줄었다. 황 사장 체제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숫자다. 다만 손실 축소가 새로운 수익원 확보나 영업 정상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단은 지난해 멕시코 볼레오 동광과 니제르 테기다 우라늄광 관련 지분을 매각했다. 호주 와이옹·토가라노스·나라브리 사업은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하고 관련 손익을 중단영업으로 돌렸다. 이에 따라 매출 1122억원과 영업손실 843억원이 계속영업 실적에서 빠졌다. 암바토비 사업에 대한 지분법 적용도 중단되면서 세전손실은 1조2174억원에서 1869억원으로 감소했다. 순손실 축소에는 부실사업 매각과 회계상 분류 변경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이다. 공단은 3조원 이상을 투자한 볼레오 광산의 주식과 채권을 멕시코·미국 기업에 각각 1달러씩, 총 2달러에 매각했다. 매각은 2025년 11월27일 완료됐고 2026년 4월 공시됐다. 매수자가 잔여 부채를 인수하면서 공단의 부채는 8490억원 줄고 자본은 6867억원 늘었다.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있었지만 투자금 회수는 사실상 전무했다.

볼레오 매각 자체를 황 사장의 단독 결정으로 볼 수는 없다. 해외자산관리위원회가 2022년 6월 추가 투입보다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세 차례 유찰된 사업을 최종적으로 정리하고 2달러 매각을 완료한 시점은 황 사장 재임 기간이다. 황 사장의 성과는 투자금 회수가 아니라 추가 손실과 부채를 장부에서 걷어낸 데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차입금도 줄었지만 구조는 나빠졌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7조8697억원으로 전년 8조2158억원보다 3461억원, 4.2% 감소했다. 그러나 단기성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9041억원에서 2조4633억원으로 5592억원, 29.4% 증가했다. 장기차입금을 줄이는 동안 1년 안팎으로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순차입금도 7조1565억원에 달한다.

재무상태는 여전히 완전자본잠식이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조1619억원이다. 정부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7532억원을 출자했는데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입금의존도는 160.5%로 자산총액보다 차입금이 60% 이상 많다.

공단의 특수채 신용등급은 AAA다. 그러나 최고등급은 공단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우수해서가 아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법에 정부의 사채 원리금 상환 보증과 보조금·출자 지원 근거가 있고, 공단이 국가 자원안보 정책을 수행한다는 점이 등급을 떠받치고 있다. 공단 자체의 상환능력보다 정부 지원 가능성에 기반한 등급이다.

황 사장은 지난해 4월15일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논설위원과 주필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한국광해관리공단 선임비상임이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 초대 비상임이사를 지냈지만 광산 개발이나 해외자원 투자·구조조정을 직접 수행한 경력은 공개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되면서 전문성과 임명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황 사장은 공단 비상임이사 재직 중 약 9개월간 민간 광산업체 사외이사를 겸직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해당 업체가 공단 국고보조사업 지원 대상이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고, 감사원이 사장 추천과 임명 과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당시에 나와 논란이 일었다.

2025년 결산 전체를 황 사장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2025년 결산 내역은 황 사장 취임후 8개월 반이 포함된 사항이다. 이번 결산은 황 사장의 완전한 1년 실적이 아니라 취임 이후 처음 공개된 연간 결산이다.

그 한계를 감안해도 숫자가 보여주는 방향은 명확하다. 순손실과 총차입금은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나빠졌다. 적자 해외사업을 정리하면서 장부상 손실과 부채를 낮췄지만 새로운 수익 기반은 만들지 못했다. 부채 만기구조도 단기화돼 문제로 지적된다.

황 사장은 현재 공단의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를 다시 허용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공기업이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3조원을 넣은 광산을 2달러에 정리한 공단이 다시 직접투자에 나서려면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투자심사와 책임체계부터 제시해야 한다.

전문성 논란 속에 임명된 기관장은 결국 숫자로 정당성을 증명해야 한다. 황 사장의 첫해는 부실을 일부 정리한 해였다. 그러나 본업을 되살리거나 공단을 정상화한 해는 아니었다. 순손실 감소만으로 취임 당시 제기된 논란을 잠재웠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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