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원전 수출 창구 단일화… 정부, 내부 갈등 차단 나서

산업 / 전인환 / 2026-04-22 10:18:14
한전은 협상·재원 조달, 한수원은 기술·시공 맡는 구조
국가별 분담 폐지하고 공동 개발 전환… 수출 경쟁력 제고 노림수
바라카 원전 갈등 재발 차단 의도… 일각선 “통합이 근본 해법”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정부가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으로 이원화된 원전 수출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원전 수출 창구를 단일화해 양사가 공동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높이고, 내부 갈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 UAE 바라카 원전 4호기 전경/사진=한국전력

 

22일 원전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다음 달 중 김정관 장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 김회천 한수원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수원·한전 간 업무협력 협약 체결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산업부가 추진해온 ‘원전 공기업 수출 체계 효율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원전 수출 창구를 한전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비 조달 능력과 대외 협상력에서 강점을 가진 한전이 수출 전면에 나서고, 기술 실무와 시공 역량을 갖춘 한수원이 이를 보조하며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다.

실제 계약 체결 시에는 한전과 한수원을 ‘공동 주계약자’로 명시하기로 했다.

이는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 주계약자로 참여했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발생했던 양사 간 법적 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양사는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공기 지연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추가 공사비 부담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수원은 설계 변경 등에 따라 늘어난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주계약자인 한전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전은 UAE 측과의 정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또 다른 핵심은 양사 간 국가 구분을 없앤 것이다. 본래 원전 수출은 한전이 전담했으나 2016년부터는 한전과 한수원이 지역을 나눠 수주하고 있다.

그동안 한전은 미국·UAE·베트남 등 한국형 원전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국가를, 한수원은 체코·루마니아·필리핀 등 설계 변경이 필요한 국가를 전담해 왔다.

이 같은 분담 구조가 협상 혼선과 정보 공유 미흡을 낳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국가 구분을 폐지하고 양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수출 체계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수출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액 가운데 일부가 미국 내 원전 건설에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원전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출 체계 정비가 늦어지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양사 간 갈등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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